[월드 핫피플] 미디어 황제 머독, 장남에만 물려주려고 세 자녀와 ‘유산 전쟁’

윤창수 2024. 7.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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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뉴스 등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 제국의 황제 루퍼트 머독(93)이 세 번의 결혼을 통한 총 6명의 자녀들에 대한 상속 계획을 바꾸려고 하면서 '유산 전쟁'을 예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머독이 '보수적' 장남 라클런(52)에게 미디어 제국의 통제권을 몰아주기 위해 가족 신탁의 조건을 변경하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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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일가 가계도

폭스 뉴스 등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 제국의 황제 루퍼트 머독(93)이 세 번의 결혼을 통한 총 6명의 자녀들에 대한 상속 계획을 바꾸려고 하면서 ‘유산 전쟁’을 예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머독이 ‘보수적’ 장남 라클런(52)에게 미디어 제국의 통제권을 몰아주기 위해 가족 신탁의 조건을 변경하려 한다고 전했다.

현재 머독 일가의 가족 신탁은 장남 라클런과 둘째 아들 제임스 그리고 두 딸인 엘리자베스와 프루던스가 모두 한 표씩 공평하게 권리를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머독은 가족 신탁의 조건을 변경하여 장남인 라클런이 미디어 제국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했다.

NYT가 입수한 법원 비밀문서에 따르면 머독은 라클런이 폭스 뉴스,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포스트 및 영국의 선과 더 타임스를 단독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클런은 머독의 네 성인 자녀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머독은 장남의 정치적 신념이 미디어 회사의 가치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24시간 뉴스 채널인 폭스 뉴스는 지난 2006년 창사 5년 만에 CNN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 동안 크게 성장했다.

2016년 아버지 루퍼트 머독(가운데)의 세번째 결혼식에 참석한 장남 라클런(왼쪽)과 차남 제임스 머독.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애’ 채널이기도 한 폭스 뉴스는 머독과 장남 그리고 세 자녀 간의 싸움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둔 9월에 법정으로 갈 수도 있다.

머독은 이같은 가족 신탁의 변경을 자신의 사후 자녀들 간의 권력 다툼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머독이 자신의 결정을 두 딸 등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세 자녀에게 알렸을 때 이들은 크게 반발했다.

기후변화 운동가인 둘째 아들 제임스는 폭스 뉴스를 두고 아버지 머독 및 형 라클런과 의견이 달랐다. 폭스 뉴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통해 단기적인 시청률 상승을 노리면 장기적 전망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부정한 의회 점거 폭동 사건에 대한 폭스 뉴스 등의 보도를 놓고 “거짓말을 퍼뜨린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2024년 6월 캘리포니아주 벨 에어에서 루퍼트 머독(오른쪽)이 엘레나 주코바와 다섯 번째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제임스는 형 라클런과 2015~2019년 미디어 회사를 공동 운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폭스 뉴스의 운영 방식을 놓고 완전히 갈라섰다.

이 싸움으로 머독은 인생 말기에 장남을 제외한 세 자녀와 소원해졌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다섯 번째 부인 엘레나 주코바와의 결혼식에는 장남 라클런만 참석했다.

NYT는 “가족 간 다툼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정치와 권력이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부상하는 동안 머독과 라클란은 회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폭스뉴스를 더 보수적인 채널로 만들었고, 나머지 세 자녀는 불편해졌다”라고 분석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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