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넘어 LAM … 한국 제조업 진정한 '무인화 시대' 연다

나건웅(wasabi@mk.co.kr) 2024. 7.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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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창간 45주년 '돈버는 AI' 콘퍼런스
문답형 대규모언어모델보다
로봇에 인공지능 결합하는
대규모행동모델에 투자 시급
전세계 AI전환 경쟁 본격화
박상욱 "인공지능위 곧 출범"

◆ 매경이코노미 포럼 ◆

25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서울 호텔에서 매경이코노미 창간 45주년 콘퍼런스가 '돈 버는 AI'를 주제로 열렸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커머셜 부회장,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재·관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윤관식 기자

"이제는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넘어 대규모행동모델(LAM)에 집중해야 합니다."

매경이코노미가 25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서울 호텔에서 'AGI 돈 버는 AI'라는 주제로 창간 45주년 콘퍼런스(포티투마루 공동 주최)를 열고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이 현실 속 경제와 산업에서 갖는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최근 재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키워드는 'AI 트랜스포메이션'인 'AX'다. 단순 디지털전환(DX)을 넘어 경영 전반에 AI를 도입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극대화를 꾀하는 움직임이다. AI는 콘텐츠·커머스·금융·제조 등 기존 전통 산업에 속속 침투하며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배우와 실사 촬영이 없는 영화가 나오고 AI가 관리하는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AX 속도전이 한창이다. 각국 정부 간 투자 경쟁도 치열하다. AI 주권 보호, 이른바 '소버린AI'를 목표로 기업 AX를 지원할 보조금 정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일본 정부는 소프트뱅크의 AI 사업에 수천억 원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캐나다 정부도 AI 산업 육성에 2조원 이상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 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삼성, SK, LG 등 재계 총수의 해외 출장길에 빠지지 않는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다. 주요 빅테크와 AI 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최신 AI 동향을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AX를 앞당겨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리처드 장 스트랫마인즈 대표는 "어떤 기업도 AX 없이 다음 단계를 논하거나 혁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이미 'LAM(Large Action Model)'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LAM은 챗GPT같이 언어를 기반으로 한 LLM(Large Language Model)을 넘어 물리적인 실제 세상에서 작동하는 AI를 말한다. 예를 들어 로봇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AI가 내놓는 결괏값이 언어(Language)에서 행동(Action)으로 진화한다는 뜻이다. 사람 명령 없이 현실 데이터를 직접 학습하기도 한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로봇 등 기계에 AI가 접목되면 디지털에서 현실까지 AI 세계가 확장된다"며 "글이나 사진, 영상 같은 디지털 파일이 아닌 현실에서 일을 해주는 AI가 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 지시하듯 말로 업무를 내리면 이를 로봇이 그대로 처리해주는 세상이 곧 온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에서 강점을 갖는 한국이야말로 특히 LAM 개발과 투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현재 제조업 강국 지위를 잃고 시장에서 아예 도태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AI 로봇·공장은 비용과 생산성 면에서 기존 인프라스트럭처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앞선다. 예를 들어 베테랑 엔지니어 50명이 1년에 걸쳐 설계하는 LNG선을 AI는 한 달도 안 돼 만들어낸다. 문제는 미국·중국 같은 국가에 비해 한국은 AI 기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AM 시대가 오면 인류는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무인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며 "AI가 도입되지 않은 하드웨어만 고집한다면 제조업 시장에서 한순간에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도 중요하다. 저작권 침해,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화된 AI 규제 논의가 국내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AI 업계와 학계는 "섣부른 규제는 국내 AI 산업 생태계를 고사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AI 후발 주자인 한국 기업의 경쟁력만 잃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은 "한국은 추격에 익숙하고 규제를 뚫고 선도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AI 혁신도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앞장서 이런 분위기를 깨고 AI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국이 제조업 등에서 주도권을 계속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우리 정부는 AI 전환을 통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조만간 AI 투자 전략, 생태계 조성, AI 안전과 안보 등 AI 정책 전반을 다루는 최상위 거버넌스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가 인공지능위원회도 출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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