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 현장 이탈' 해임된 경찰관들, 2심서 형량 늘어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이수민 부장판사)는 25일 선고 공판에서 남동구 논현동 층간소음 흉기난동 현장에서 벗어난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A(50) 전 경위와 B(26) 전 순경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항소심 재판부는 A 전 경위와 B 전 순경이 부과 받은 사회봉사 120시간을 A씨 400시간, B씨 280시간으로 늘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동으로 묵묵하게 일하는 다수 경찰관들의 자긍심이 무너졌다”며 “피해자들은 싸우면서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초범이다”라며 “A 전 경위는 이 사건으로 불명예 퇴직했고 근무 6개월밖에 안된 B전 순경도 현재까지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더라면 좋았을 것이고 그랬으면 항소는 기각했을 것”이라면서 “직무유기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년을 실형으로 선고할 정도의 죄질은 아니라 집행 유예 기간과 사회봉사 시간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두 전직 경찰관은 2021년 11월 15일 인천 남동구 빌라에서 흉기 난동 사건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다가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빌라 4층에 살던 C씨(51)가 3층에 사는 D씨에게 흉기를 휘두를 당시 범행을 막지 않고 피해자를 내버려둔채 현장을 이탈했다. 이로 인해 C씨는 D씨 목을 찔러 심각한 부상을 입혔고 D씨 남편과 딸에게도 전치 3~5주 상해를 입혔다.

사건 발생 후 해임된 A전 경위와 B전 순경은 징계가 부당하다고 행정소송했으나 패소했다.

한편, C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2년을 선고 받았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