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년 전 성균관 대성전 지은 목수 이름은 김순억·김몽송·강향
‘상량일은 1602년 10월 26일, 상량목수 도편수는 김순억 김몽송 강향.’
공자를 비롯해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서울 성균관 대성전 지붕에서 422년 전 건축 공사 과정을 기록한 붓글씨가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의 지붕 보수 공사 중 1602년에 기록된 상량 묵서(墨書)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상량 묵서는 목조 건축을 세울 때 최상층 부재인 종도리에 붓글씨로 건축 과정의 정보를 쓴 기록이다. 서까래를 걸기 전 마지막으로 종도리를 올리기 때문에 건물 골격이 완성됐다는 의미로 쓴다.
묵서는 대성전 지붕의 중앙 칸 종도리 아랫부분에서 발견됐다. ‘萬曆二十九年十月二十六日上樑木手邊首金順億金夢松姜香(만력 이십구년시월이십육일 상량목수편수 김순억 김몽송 강향)’. 1602년 10월 26일에 상량했다는 내용으로, 작업한 목수들의 이름이 기록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대성전은 1407년 재건됐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됐다가 선조 35년(1602년) 7월 중건 공사를 끝냈다. 묵서에 적힌 날짜와 3개월의 차이가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목수와 관련해서도 당대 국가적 건축 공사를 담당한 목수들인데 아직까지 그 이름을 다른 기록에서는 확인할 수 없어 향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성전 내부 천장에서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단청도 발견됐다. 앞으로 전통 단청 안료와 문양 연구에 귀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숙종 30년(1704년) 대성전에 박쥐가 살면서 건물 내부를 더럽히자 이를 막기 위해 반자(지붕 밑을 평평하게 만드는 구조물)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 단청은 1704년 이전에 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성전 보수 공사는 2025년 2월 마무리된다. 국가유산청은 매주 목요일에 수리 현장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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