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액 1700억…금융당국, 카드사에 환불 협조 요청(종합)
[서울=뉴시스] 김형섭 최홍 기자 =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등 유관부처가 25일 합동 조사반을 꾸려 긴급 현장조사에 돌입했다.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 기일이 지났는데도 판매자(셀러)에게 주지 않은 미정산금 규모는 1700억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소비자피해 최소화를 위해 카드업계에 환불 조치도 요청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관련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사적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티몬과 위메프, (모기업인) 큐텐 그룹 측에 책임있는 자세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며 "공정위와 금감원이 합동점검 중인데 추가적인 대책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서 미정산 장기화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들을 유관부처 간 논의해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며 "카드업계와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사)에도 소비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로 ▲항공·숙박·여행상품 등 예약판매 상품의 취소 처리 ▲소비자의 거래 취소·환불 요청에 대한 처리 지연 ▲티몬캐시·상품권 등 이용 불가 ▲입점 판매자들의 이탈 ▲관련 PG사들의 결제 서비스 중단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공정위 직원 5명과 금감원 직원 7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이 위메프와 티몬을 방문해 정산지연 규모와 판매자 이탈현황, 이용자 환불 요청 및 지급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중이다.
합동조사반은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 및 사용계획을 점검하고 자금 조달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전자상거래법상 대금환불 의무,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의무 등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액 규모와 관련해 이 수석부원장은 "정산기일이 도래했는데 실제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미정산액은 업체에서 보고한 게 1600억~1700억원"이라며 "다만 업체가 파악해 보고한 숫자라서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현장조사반이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당국 책임론에 "이커머스가 아닌 PG사로서의 점검만 이뤄져"
티몬·위메프의 자금사정 악화와 관련해 전자금융업자를 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의 책임론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점검은 이커머스 업체로서의 점검을 한 게 아니라 PG사로서의 적정성을 들여다 본 것"이라며 "지급결제 인프라가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감독·조사가 제한적으로 이뤄진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자금융감독규정상 자기자본이나 유동성 비율 기준 등이 준수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티몬과 위메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는데 상당 기간 전부터 비율 준수를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로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았고 초기 투자가 필요해서 자본을 쌓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일률적으로 기준을 적용해 등록취소를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022년부터 위메프, 티몬 등과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했지만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협약에 따른 경영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감원은 경영지도비율이 악화될 우려가 있거나 경영상 취약부문이 있다고 판단되는 전자금융업자에 대해 개선계획 또는 약정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카드·여행업계에 환불 또는 계약이행 협조 요청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피해가 가장 우려되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에서 계약이행에 적극 임해줄 것을 당부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부원장은 "티몬·위메프에서 상품을 판매한 여행업체 중에서 중소형 업체는 판매대금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영을 영위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다"며 "지금 문체부 중심으로 여행업계와 협의하고 있는데 여행업체 사정에 따라서 (계약이행 여부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티몬·위메프 결제 건과 관련해 고객들의 취소·환불 요청에 응하도록 협조도 요청하는 중이다.
오픈마켓의 상품거래 구조를 보면 통신판매중개업자(오픈마켓)의 중개에 따라 소비자와 판매자 간에 구입 계약이 체결된다. 이때 소비자가 결제한 대금은 카드사→PG사→오픈마켓→판매자 순서로 결제·정산된다.
이 수석부원장은 "소비자들이 구매했던 상품을 취소하고 싶은데 연락이 안 되거나 제대로 환불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중간에 결제하는 카드사와 PG사들이 1차적으로 취소·환불에 응하고 추가적인 자금 정산은 티몬과 위메프에 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다만 사적인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요청은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나 구제 범위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영세한 PG사의 경우 결제 취소 요청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는 곳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카드사들한테 우선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부 소비자들에 한해서 계좌입금으로 환불이 진행되고 있는 등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카드결제 환불과 관련한 전체적인 지침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사자간 사적계약이라 법률 구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처리 지침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지침이 아니라 카드업계와 여행업계에 협조를 당부하는 상황"이라며 "계약 이행에 따라서 이해관계자 손실이 달라지기 때문에 카드사나 여행업계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여력이 있는 대형업체는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소형 업체는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100% 대응해주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공정위, 전담 민원창구 및 피해구제팀 운영
또 금감원은 오픈마켓 회사들이 정산을 위해 유입된 자금은 정산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회사와 '에스크로' 계약을 체결토록 유도하기로 했다.
공정위도 환불 지연이나 거절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구제 및 분쟁조정 지원을 위해 이날부터 한국소비자원에 전담팀을 운영키로 했다.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분쟁조정 준비도 착수하고 추후 상황을 감안해 민사소송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향후 제도개선 방안과 관련해 "결제 리스크 관련 체계적인 규율 체계가 필요하다. 당사자 간에 결제가 바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카드사, 1·2차 PG사 등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한군데만이라도 지급불능이 발생하면 연쇄적인 지급불능이 된다"며 "판매대금 보호장치는 법적인 규율체계가 없는데 별도의 보호장치가 필요한지 시장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지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한 다른 이커머스나 PG업체에 대한 조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현장점검 통해 파악해봐야하겠지만 무리한 사업영역 확장에 정산대금을 사용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다른 업체와 다른 특이한 케이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hog888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흡연 논란' 옥주현, 이번엔 목에 장침 꽂아 "흔치 않은 일"
- '강남역 여친 살해' 의대생 사형 구형…유족, 무릎 꿇고 엄벌 탄원(종합)
- [단독]'화천 토막 살인' 軍 장교, 살인 후 피해자인척 보이스톡…미귀가 신고 취소 시도
- 죄수복 입은 김정은 철창 안에…스위스에 걸린 광고
- 한지일, 100억 잃고 기초수급자 "고독사 두려워"
- '연봉 7000만원' 전공의 수련수당…필수의료 유입 실효성 의문
- 축구 경기중 날아온 '돼지머리'…발로 찼다가 부러질 뻔(영상)
- 추성훈 "사람 안 믿는다"…왜?
- 나나, 상의 탈의 후 전신타투 제거…고통에 몸부림
- 장가현 "전남편 조성민, 베드신 간섭…신음소리도 물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