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술주 폭락에 국내 증시도 직격탄···‘호실적’ SK하이닉스 9% 폭락
미국 빅테크주의 급락에 25일 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약 9% 폭락하는 등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산재한 가운데 시장이 호재엔 둔감, 악재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8.06포인트(1.74%) 하락한 2710.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703.86까지 밀렸다가 간신히 2710선을 사수했다.
코스닥의 낙폭은 더욱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6.96포인트(2.08%) 하락한 797.29에 장을 마치며 8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이 8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1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국내 증시가 하락한 것은 미국 빅테크 부진의 여파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12.33% 폭락했다. 전날 발표된 실적 부진이 시장에 실망감을 주면서다. 같은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5.04% 하락했다. 이 여파로 엔비디아 주가가 6.8% 급락하는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자체가 너무 비싸진데다 알파벳, 테슬라 등 실적 실망감이 계기가 됐다”며 “알파벳이 AI 투자는 늘어나는데 수익화는 멀어보인다고 언급한 것이 AI 낙관론에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폭락한 1만7342.41에 장을 마쳤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국내 반도체주도 덩달아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가 1.95% 하락한 가운데 SK하이닉스 주가가 8.87% 급락했다. 2020년 3월18일(9.08%) 이후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00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빅테크 부진 우려에 주가가 반등하지 못했다.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현대차(-2.71%), 삼양식품(-9.57%), HD현대일렉트릭(-8.48%), 알테오젠(-9.52%) 등 그동안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들의 낙폭이 컸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자리에서 정치 리스크 등이 (하락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실적 시즌에서의 실망감이 추가 낙폭을 키우는 형국”이라며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는 충분히 등장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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