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전북·제주 등 지방 가는 기업에 상속세 전액 면제 추진
정부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중견·중소기업에 대해 상속세를 전액 면제해주는 방안을 25일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 방안이 지역 균형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기업들이 실제로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지방 8개 시·도를 상대로 이 새로운 상속세제를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 공개한 ‘2024년 세법 개정안’에서, 수도권의 과밀 억제 권역에 있는 중견·중소기업이 지방의 ‘기회 발전 특구’로 이전할 경우, 해당 중견·중소기업 소유자가 상속자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부과되는 상속세를 전액 면제해주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본점을 기회 발전 특구 안으로 옮기고, 기업의 전체 상시 근로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특구 내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하면, 기업을 이전한 것으로 인정돼 상속세가 면제된다. 상속인이 물려받은 기업을 최소 5년간 유지하면, 그뒤로 기업을 매각하더라도 상속세 면제는 계속된다. 매각한 자산에 대해 10~25%의 양도소득세만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중견·중소기업 소유자가 기업을 물려주는 경우, 이 가운데 최대 600억원어치에 대해서만 상속세 부과가 면제됐다. 이를 초과하는 상속분에 대해서는 최고 세율이 50%에 달하는 상속세가 부과됐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이런 중견·중소기업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사업의 대부분을 이전하는 경우에는 상속 자산의 규모가 얼마나 되건 상속세를 아예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회 발전 특구는 현재 8개 시·도에 지정돼 있다. 충청권의 대전과 호남권의 전남·전북, 영남권의 부산·대구·경남·경북과 제주다. 새로운 상속세제가 도입되면 이 지역들이 기업 이전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총리는 기재부·산업부 등 관계 부처에 “이번 기회 발전 특구 상속 특례안은 그간 지자체에서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되는 대책으로 꾸준히 희망해 온 사항”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관계 부처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의해 좋은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이 제도를 바탕으로 8개 시·도가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가 8개 시·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라고 지시했다.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상속세 면제가 실현되려면 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야 한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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