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방임’으로 지어진 발암물질 놀이터…‘책임’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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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도내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탄성포장재 바닥재 시료를 채취하면서 근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한 말이다.
아이들의 꿈이 커가고 희망이 자라나는 이 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은 차마 전할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위험했던 건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보다 유해 물질이 가득했던 놀이터 바닥이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의 '보호자'라는 이름 하에 그간 무책임했던 것을 함께 통감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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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위험하니 조금 떨어져 있어 줄래? 조금 멀리서 놀아줄 수 있을까?”
지난 5월 도내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탄성포장재 바닥재 시료를 채취하면서 근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한 말이다.
아이들은 순진무구한 얼굴로 “지금 뭐 하는 거예요?”라고 되물어 왔지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꿈이 커가고 희망이 자라나는 이 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은 차마 전할 수 없었다.
그 맑디맑은 아이들이 내리쬐는 햇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노는 이곳은 우려했던 대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검사를 시행한 모든 교육기관의 놀이터 바닥재 하층부에서의 PAHs 검출량은 기준치를 훌쩍 넘겼고, 일부는 상층부에서도 기준을 넘겨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아이들에게 위험했던 건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보다 유해 물질이 가득했던 놀이터 바닥이었다.
보도 이후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발암물질 검출 소식에 학부모는 우려했고 환경단체는 지난 2016년 우레탄 사태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전수조사와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일련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방방곡곡을 뛰어다녔다. 수많은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얻고 환경단체와 이야기를 나누고, 생산 업계와 협회, 기관까지 마주하면서 변화의 가능성을 봤다.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정부 기관은 대책을 수립하고 보다 강화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이번 보도를 통해 늦게나마 ‘책임’을 느낀 듯했다.
현재의 책임을 단순히 느끼는 데에서 그쳐선 안 된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의 ‘보호자’라는 이름 하에 그간 무책임했던 것을 함께 통감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의 즉각적인 대책 수립과 속행이 동반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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