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실효성 높여야”…ILO 협약 비준 촉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5년을 맞은 가운데, 법이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려면 실효성을 높이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90호를 비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국노총과 한국괴롭힘학회는 오늘(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ILO 190호 협약 비준을 위한 법제도 개선 검토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190호 ‘폭력과 괴롭힘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협약은 현재 ILO 187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 등 44개국이 비준했습니다.

윤효원 아시아노사관계 컨설턴트 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는 “190호 협약의 비준을 통해 일터 안팎에서 폭력과 괴롭힘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고, 특히 성폭력과 괴롭힘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여성과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감사는 특히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ILO 협약 비준 개수는 74개로 한국의 32개보다 2배 이상 많다”며 “협약 190호의 비준은 윤석열 정권 들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ILO 협약 비준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ILO 190호 협약은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한 국제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ILO 190호 협약을 면밀히 검토하고, 협약의 국내 비준을 위해 선행돼야 할 법적, 제도적 과제에 대해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도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190호 협약을 국내에서도 비준할 필요가 있다”며 “비준을 위해 선행돼야 할 법적, 제도적 과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장진희 한국노총 전략조정본부 국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지난해 6월 한국노총 남녀 조합원 1,6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이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이 61.5%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남성은 48.8%, 여성은 68.9%로 나타나 직장 내 괴롭힘의 주된 대상이 여성으로 드러났고, 공공부문 괴롭힘 경험 비중이 71.2%로 민간부문 59.3%보다 많았습니다.

직급별로 보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가운데 81.7%는 대리급 이하의 하위직급으로 나타났습니다. 과장급은 12.9%, 차장급은 2.5%, 부장급 이상은 2.9%로 집계됐습니다.

괴롭힘 형태별로는 신체적 폭력 및 위협을 경험한 비중이 19.0%였고, 언어폭력을 경험한 비중은 46.3%로 나타났습니다.

장 국장은 “직장 내 괴롭힘은 성에 기반한 괴롭힘뿐만 아니라 직장 내 권력과 위치에 따라 피해자가 결정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는 여성정책과 더불어 노동정책의 영역에서 적극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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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