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유화학 살아난다…양극재 사업은 '속도조절'
CAPEX 줄고 도레이와 캐파 확장도 '재조정'
"석유화학부문 수익성 개선 폭 제한적"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LG화학이 업황 둔화에도 불구, 3개 분기 만에 석유화학부문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단 아직 더딘 수요 회복과 누적된 공급 과잉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 '양극재' 사업도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시황 부진에 양극재 사업 '브레이크'…생산 목표 감소
이영석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고객사의 생산량 조정 계획에 따라 올해 양극재 출하 가이던스(목표치)를 전년 대비 40%에서 20% 증가로 하향 조정한다"며 "주요 고객의 재고 조정이나 감산 등으로 2분기 대비 20%가량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존 대비 하반기 물량 감소에도 불구,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메탈 가격 하락에 따라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수익성은 한 자릿수 중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CAPEX(설비투자금액) 금액도 배터리 소재와 석유화학 시황 부진으로 당초 계획이었던 4조원에서 3조원대로 축소된다.
다만 양극재 사업과 관련해 작년 말 착공된 국내 구미 공장의 램프업(생산능력 확대)과 2026년 6월 초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미국 공장은 계획대로 진행한다.
이 상무는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검토 중이었던 국내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모로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투자는 고객과의 물량 조정을 토대로 가동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기존 자산의 가동률 상향 등 효율성 제고 후에 캐파(CAPA)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도레이와 합작법인(JV) 형태로 공장을 운영 중인 분리막 사업 역시 전략 조정에 들어간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침체)로 인한 배터리 소재의 수요 둔화와 중국 분리막 업체의 경쟁력을 고려해 기존 캐파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 상무는 "당사 협력 파트너인 도레이의 분리막 사업 전략 방향 변경과 시장 현황을 고려해 기존협의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고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부문 간신히 흑전…"사업 경쟁력 강화"
양철호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글로벌 해상운임이 대폭 상승해 당분간은 2분기와 유사한 시황 수익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품별로 보면 자동차·가전 분야의 ABS(고부가합성수지)나 고무는 소폭의 수요 회복·공급 과잉의 완화 정도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건축 분야의 PVC(폴리염화비닐) 제품은 당분간 큰 폭 회복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더딘 수요 회복과 누적된 공급 과잉 상황 속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적인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SM(스티렌모노머)를 생산하는 여수 공장을 가동 중지했고, 소규모 비핵심 사업 또는 외부 소싱이 가능한 중간 원료를 합리화하면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 상무는 "사이클이나 수급 밸런스 의존도가 큰 보험용 제품군은 가격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고부가 애플리케이션과 새롭게 성장하는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역별로는 유럽·미주 지역으로 다변화해 중·장기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2%, 34.3%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석유화학부문은 매출 4조9658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3대 신성장동력의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 집행 및 운영 최적화 활동을 통해 한층 더 도약하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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