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복 감독 "'스위트홈3' 쓴소리 좋지만, 화풀이 되지 않길" [MD인터뷰]

김지우 기자 2024. 7. 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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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3' 이응복 감독 / 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평가의 순간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초심을 잃지 않고 소통하는 자세로 임하면 스스로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하죠.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녹록진 않아요."

25일 마이데일리는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3'를 연출한 이응복 감독을 만나 작품에 관해 얘기 나눴다. '스위트홈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다.

이날 이 감독은 "'스위트홈3'가 나온 지 일주일 정도 됐다. 뜨거운 관심 감사하다"며 "평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려 한다. 드라마가 소비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나왔을 때 바로 소비되는 경우도 있고, 두고두고 보게 되는 작품도 있다. 우리 제작진은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작품을 지향했다. 평가는 ing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분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시기에 드라마가 가진 의미와 재미를 다시 한번 반추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작품의 세계관"이라며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괴물이 되고, 고치가 되고, 괴물의 욕망을 소진한 다음 신인류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세계관 속 인간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연인, 가족, 친구, 이웃 등이 신인류가 됐을 때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질문을 남긴다. 작품을 통해 그런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인간성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3'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즌1에 비해 시즌2와 3는 개연성과 CG 등 측면에서 아쉽다는 평이 이어졌다. 이에 이 감독은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도, 과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는 것 같다. 서스펜스를 유지하면서 가려고 했던 전략이다"며 "여러 고민을 했다. 소중한 캐릭터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픔도 있었다. 아쉽지만 보낼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도 있다. 시청자들이 전 시즌 캐릭터들을 그렇게까지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아포칼립스물을 무조건적으로 확장하면 망한다는 걸 알고 있다. 확장의 뜻을 갖고 시즌2, 3를 전개하진 않았다. 새로운 과정의 이야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다"고 전했다.

CG 관련 혹평에는 "시즌1 때는 소극적 CG를 썼다. 실내 위주였고, 액션도 하다 만 부분이 있다. 2, 3에서는 밖으로 나왔고 더 과감하게 펼치려고 했다. 아포칼립스는 전부 CG로 구현했다. 시즌1 CG를 외국에서 제작했다면 2, 3은 국내 기술력을 사용했다. CG가 아닌 장면인데 'CG가 어색하다'는 댓글도 있더라. 극단적인 예지만 '어벤져스'도 TV로 보면 이상한 CG가 많다. 최선을 다했지만 보는 환경에 따라 아쉬운 지점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스위트홈3' 이응복 감독 / 넷플릭스

시리즈를 거치며 신인 배우였던 송강, 고민시, 이도현 등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 감독은 "잘 될 줄 알았다. 처음부터 너무 잘하고 태도도 좋았다. 시즌1 때 셋이 한 곳에서 같이 촬영했다. 협동심도 강하고 서로에게 리스펙이 생겨서 좋은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각기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걸 보면 뿌듯하다. 아버지라기보다 팬으로서 박수쳐주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혹평에도 불구하고 시즌3까지 해냈다는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늘 배운다. 작품이 나올 때마다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다. '스위트홈'을 통해 배운 게 있다면 높아진 시청자들의 안목에 더 맞춰야겠다는 거다. 쓴소리도 때론 상이 된다. 재미난 쓴소리는 긍정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창작자와 배우들의 고민이 좌절되는 화풀이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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