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K콘텐츠’가 뜬다…팬덤 응원에 훨훨 날아오를까

허진무 기자 2024. 7. 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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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축구단 ‘FC 안양’의 서포터즈인 ‘RED’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이 오는 31일 극장 개봉한다. 영화사 진진 제공
2022년 극장 개봉한 다큐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는 전국 관객이 5813명에 그쳤지만 한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왓챠, 웨이브에 유통돼 팬덤의 입소문을 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스포츠 콘텐츠가 극장 스크린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 스포츠 다큐멘터리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과 농구협회리그(NBA) 등 외국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 팬덤의 응원에 힘입어 국내 스포츠를 소재로 제작한 ‘K다큐’들이 흥행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가 소재인 ‘K예능’도 연이어 신작이 나오며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경기 안양시 축구단 ‘FC 안양’의 서포터즈인 ‘RED’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이 오는 31일 극장 개봉한다. 한국 영화사상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스포츠 다큐는 극소수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통계를 보면 2006년 최초 개봉한 <비상>을 포함해 현재까지 16편뿐이다. 다큐 장르 특성상 높은 티켓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바루·선호빈 감독은 처음부터 극장 개봉을 겨냥해 <수카바티>를 제작했다. 배급사인 영화사 진진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스포츠 다큐에는 팬덤이 무엇보다 든든한 힘이다. 선호빈 감독은 “넷플릭스 인기 다큐 <죽어도 선덜랜드>를 봤는데 ‘FC 안양 스토리가 훨씬 재밌다’고 생각했다”며 “시사회에도 K리그 14개팀 서포터즈들이 참석해 ‘축구판의 오타쿠들’이 결집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바루 감독은 “개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팬들이 자발적으로 홍보를 도와주신다”며 “어떤 팬께선 포스터를 30장 출력해 K리그 경기장에 붙이고 다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통상 다큐는 극장 관객 1만명을 넘기기가 어렵지만 팬덤에서 일반 대중으로 인기가 확산된 사례가 있다.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를 다룬 다큐 <나는 갈매기>는 2009년 개봉해 관객 11만9312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첫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와 ‘야신’ 김성근 감독을 담은 다큐 <파울볼>은 2015년 다큐 영화로선 사상 최다인 231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관객 3만1137명을 모았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국대: 로드 투 카타르>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담았다. 쿠팡플레이 제공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워 게임>은 한국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의 경기와 훈련을 담았다. 티빙 화면 갈무리

극장에서 흥행하지 못해도 OTT에서 활로를 찾기도 한다. <죽어도 선덜랜드>에서 제목을 따온 다큐 영화 <죽어도 자이언츠>는 2022년 전국 69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뒤 토종 OTT 티빙, 왓챠, 웨이브에 유통되면서 팬덤의 입소문을 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로 한국 스포츠 다큐에 주목해 왔다. 이른바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대자본이 투입되는 영화·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적은데도 팬덤을 통해 일정 수준의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10·20대 팬들이 대거 유입된 프로야구 다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OTT에서 서비스되는 야구 다큐는 2022년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경기와 훈련을 담은 <풀카운트>(디즈니플러스), <아워 게임>(티빙), <클럽하우스>(왓챠) 등이 있다. 올해부터 프로야구 KBO 리그 중계를 시작한 티빙은 <아워 게임>의 인기를 이어갈 새 야구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티빙 이현진 최고전략책임자는 지난 3월 설명회에서 “레전드 승부수, 대표 선수 다큐멘터리 등 야구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담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OTT가 스포츠 콘텐츠 제작에 활발히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경기가 없을 때도 구독자의 관심을 붙잡아두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K리그를 중계하는 쿠팡플레이는 K리그를 다룬 다큐 시리즈를 다양하게 공개해왔다. 대전 하나 시티즌의 1부 리그 도전을 담은 <승격>, FC 안양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담은 <힘이 들 땐 고개를 들어 팬들을 봐라>,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2023~2024 시즌을 담은 <피치 위에서> 등이다.

스포츠 콘텐츠는 예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방송사와 OTT는 인기가 높아진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야구 예능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티빙은 최근 10개 구단 팬들의 토론 배틀을 담은 오리지널 예능 <야구대표자: 덕후들의 리그>를 공개했다.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승부를 다룬 JTBC <최강야구>는 높은 인기와 화제성 덕에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시즌을 거듭하며 순항 중이다. ENA와 유튜브 ‘채널 십오야’가 올 상반기 내놨던 <찐팬구역>은 야구 팬 방송인들의 응원 대결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선보였다.

쿠팡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축구 예능 <최강축구>를 공개할 예정이다. 왕년의 ‘축구 레전드’들이 K리그 하위 리그 팀들과 대결하는 내용이다. JTBC <뭉쳐야 찬다>도 2019년부터 시작해 올해 시즌3을 방영 중이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방영하며 ‘여성 축구’ 붐을 일으켰다.

티빙은 이달부터 10개 구단 팬들의 토론 배틀을 담은 오리지널 예능 <야구대표자: 덕후들의 리그>를 공개했다. 티빙 화면 갈무리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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