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미정산금, 큐텐서 확보 중”…하나투어는 계약 해지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 상고객들이 환불 요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모기업 큐텐그룹 측이 입점업체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정산 지연으로 영세 판매자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25일 “지난주까지 위메프 정산(판매자) 지연금은 400억원으로 현재 티몬과 위메프를 합친 미정산금은 1000억원 정도”라며 “미정산 대금은 큐텐(모기업)그룹 차원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피해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환불 자금을) 갖고 있다”면서 “우선 고객 환불에 집중한 뒤 소상공인·영세상인 등 판매대금 지급 문제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계열 e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6만곳 가운데 상당수는 중소 판매자다.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주기는 최대 두 달이다. 이달 정산받지 못한 대금은 5월 판매분으로 6∼7월 판매대금 정산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판매자에 따라 이달에만 최소 2000만원에서 많게는 70억원까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가전이나 여행 등 거래 금액이 큰 영세 판매자 자금 상황은 더 심각하다.

주요 은행들이 티몬과 위메프의 대출 상환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전날부터 ‘선정산 대출’을 중단하면서 소상공인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금 사정이 여의찮은 영세 판매자는 선정산 대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한다. 선정산 대출은 e커머스 플랫폼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해당 플랫폼에서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미 선정산 대출을 받은 일부 판매자들은 티몬과 위메프의 상환 지연으로 채권 추심 통보를 받기 시작했고, 납품 대금이나 대출 이자를 마련하지 못해 개인회생 또는 파산 신청을 고민하는 판매자도 생겨나고 있다.

이날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티몬·위메프와 체결한 모든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다른 여행사들도 하나투어처럼 계약해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