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300만원 구형…김 "의논·협의 없었다"(종합2보)
변호인 "피고인 공모 사실 없다…증거 없어 무죄 선고해야"
김혜경 "식사비 너무나도 큰 원칙, 주변 관리 못한 점 반성"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검찰이 지난 대선 당내 경선 당시 경기도 법인카드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남편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게 하기 위해 전·현직 의원 배우자를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기부행위 금액과 관계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외에도 추가 기부행위가 4건이 있었다. 시간대별로 보면 피고인이 계속 기부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본 건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범행만 5건"이라며 "이런 점도 양형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추가 기부행위의 경우 공소시효 만료 후 관련 내용을 확인해 공소사실에 포함하지는 못했으나 기부행위 자체는 인정된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최종 의견을 밝히기 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별도 프레젠테이션(PPT) 발표를 하기도 했다. PPT는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과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와의 공모관계 ▲증인들의 증언 탄핵 ▲피고인 주장 탄핵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대법원의 판례 등을 통해 김씨와 배씨의 공모관계가 충분히 입증되며 배씨가 김씨에 대해 절대적 복종관계를 유지해 온 점 등을 설명하며 김씨의 지시로 범행이 이뤄졌다고 거듭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씨로 하여금 이 사건 일정을 일정 조율부터 식사대금까지 일련의 범행하도록 해 자신의 선거 관련 활동에 공무원까지 활용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검찰이 증거도 없이 기소한 것처럼 정치적 공격을 일삼고 상식에 어긋나는 변명으로 일관해 모든 책임을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공직선거법 113조의 주체가 될 뿐 115조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어 배씨에 대한 공소제기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 사건은 공소시효 완료 후 기소돼 면소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범이 기소되면 다른 공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기소된 공범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정지될 수 있다.
검찰은 앞서 공모공동정범으로 분류한 배씨를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2022년 9월8일 재판에 먼저 넘기며 김씨의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를 정지시켰는데, 변호인은 둘 관계가 공동정범이 아니라 이 사건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볼 수 없단 설명이다.
또 변호인은 "피고인이 배씨과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고 공모했다고 볼만한 직접, 객관적 증거도 없다"며 "여러 간접 정황으로 피고인이 공모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그 근거로 제시하는 제보자의 진술 신빙성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보자가 최근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고자 신청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그는 이재명과 배우자인 피고인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장기간 걸친 광범위한 녹음에서 피고인의 공모나 관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일절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증거가 없어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남편이 비주류 정치인으로 살면서 수없이 많은 압수수색을 당했고, 구속되는 일도 있어 긴장하며 살아왔다"며 "꼬투리 잡히지 말자는 말을 남편과 수없이 다짐하며 살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식사비에 대한 의논이나 협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외부에서 보기엔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주장하는데 그건 너무나도 큰 원칙이라 따로 얘기하거나 지시할 상황도 아니었고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배씨와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도 해봤는데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답답해서 눈을 마주치고 물어보고 싶다. 재판 과정에서 제가 몰랐던 일도 많이 알게 됐는데 아직도 (배씨의 행동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어떻게 됐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저의 불찰"이라며 "좀 더 제 주변을 관리했어야 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어 많이 반성하고 있다. 재판장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이 전 대표가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인 2021년 8월2일 서울 소재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과 자신의 수행원 3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총 10만4000원 상당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 측은 "선거 관련해서는 식사 대접을 받지도, 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했다"며 "식사비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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