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 논조 지키겠다"는 머독… 세 자녀와 '경영권 승계' 법적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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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명예회장 후계를 둘러싼 가족 내 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올해 93세인 머독이 사후 '강경 보수 성향'인 장남에게 경영권을 몰아주려 하자 '의결권 상속 권한'이 있는 세 자녀가 반발한 결과다.
머독과 라클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정책 기조를 지지하는 편이었던 반면, 나머지 세 자녀는 보다 온건 성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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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동등 배분' 가족 신탁 변경 추진
진보 성향 차남 등 반발… 법정 공방 시작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명예회장 후계를 둘러싼 가족 내 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올해 93세인 머독이 사후 '강경 보수 성향'인 장남에게 경영권을 몰아주려 하자 '의결권 상속 권한'이 있는 세 자녀가 반발한 결과다. 재판 결과에 따라 머독가(家) 언론들의 논조도 뒤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비공개 법원 문건을 입수, 머독 가문 인사들이 올해 9월부터 경영권 승계 관련 법적 공방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장남은 '친트럼프' 차남은 '바이든 지지'
재판 핵심 무대는 1999년 머독이 설계한 '가족 신탁 계약'이다. 당시 머독은 장남인 라클런(52)과 차남 제임스(51), 장녀 프루던스(66), 차녀 엘리자베스(56)에게 자신의 미디어 기업 의결권을 동등하게 배분하겠다고 명시했다. 머독 사후 네 자녀가 경영 방향을 함께 결정하도록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머독 가문은 언론그룹 뉴스코프(폭스뉴스 등 보유)와 뉴스코퍼레이션(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광범위한 지배권을 행사한다.
문제는 2010년대 후반부터 가족 정치 성향이 급격히 나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머독과 라클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정책 기조를 지지하는 편이었던 반면, 나머지 세 자녀는 보다 온건 성향이었다. 특히 제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고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진보적 면모를 보였다.
이 탓에 2015년부터 두 아들을 회사에서 경쟁시켰던 머독은 지난해 라클런에게 폭스코프 및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직을 최종적으로 승계했다. 현재 머독과 라클란은 제임스와 대화조차 하지 않는 사이라고 한다.
"미디어 제국 향방 가를 '마지막 싸움'"
나아가 머독은 자신이 사망한 뒤에도 라클런이 두 그룹을 경영하도록 신탁 계약을 수정하고자 했다. 지난해부터 두 딸에게 '라클런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도록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데 동의해달라'고 설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거세게 저항했고, 결국 법원에서 신탁 계약 수정 여부를 따지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머독은 법정에서 '라클런이 언론 그룹을 승계받음으로써 기존의 보수적 논조가 유지되도록 해달라'고 주장할 전망이다. NYT는 "머독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 재판은 미디어 제국 향배를 가를 '마지막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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