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54〉구성원 충원이 안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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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며칠 전 작고한 김민기가 1970년대에 작사, 작곡한 '상록수'(발표 당시 원제목: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의 일부분이다.
게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에 내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고, 어떻게 집을 장만한다 해도 자녀들을 위한 사교육비 감당에 허덕이다가 대학 등록금도 내야 하고, 자녀들이 첫 직장을 잡을 때까지 그 시간을 어떻게든 감내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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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며칠 전 작고한 김민기가 1970년대에 작사, 작곡한 '상록수'(발표 당시 원제목: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의 일부분이다. 돌보는 사람도 없는데 끝까지 푸르러야 하고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는 결기로 버텨내야 하는 것이 엄혹한 군사독재 시대 우리가 생존한 방식이었다.
이러한 결기는 2020년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를 둘러싼 지표가 무척이나 암울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너도 나도 대학에 진학하지만, 직장을 찾는게 힘들어 결혼도 늦어지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조 혼인율'이라 불리우는 1000명당 연간 신규 혼인신고 건수는 3.7건(2022년)에 불과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매년 19만건 정도의 혼인이 이뤄지는데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첫 아이를 낳는 연령은 33·34세 정도로, 1970년대에 비해서 무려 10년이나 늦어졌다. 하지만, 이들이 낳은 아이가 채 성인도 되기전인 49·50세 경에 부모는 퇴직하고 있는 것(퇴직평균연령)이 현실이다. 게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에 내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고, 어떻게 집을 장만한다 해도 자녀들을 위한 사교육비 감당에 허덕이다가 대학 등록금도 내야 하고, 자녀들이 첫 직장을 잡을 때까지 그 시간을 어떻게든 감내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한국 남성 기준으로, 1970년대 60대였던 기대 수명이 70대에 들어선 것이 1990년대, 80대에 들어선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노년을 위한 경제적 준비가 거의 되어있지 않은 평균적인 한국의 노인에게는 이것이 축복인지 연장된 고통인지 아리송한 지경에 이르렀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으로 우리 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서 회원국 평균 14.2%의 3배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노인들이 보유한 자산을 포괄소득으로 간주하면 빈곤율이 30%대로 낮아진다고 보고하기도 하나, 노인들이 자산을 즉시 처분하여 현금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면 이러한 해석은 약간의 위안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유럽과 캐나다 등 여러 사례로 볼 때, 이민의 급격한 수용은 사회 전반에 큰 경제적 충격과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수용 가능한 속도와 규모로 해야한다. 본 칼럼의 취지에 맞춰 기술적 해결책을 살펴보자. 먼저 부족한 노동 가능 인구는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을 보조할 수 있는 로봇을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까지 노려볼 수 있다. AI와 인간의 협업에 초점을 둔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초고령화 시대 노인을 위한 요양 및 보건 서비스도 AI 질병 진단 및 예방, 스마트홈, 로봇을 이용한 외과 수술, 나노 로봇을 이용한 투약, 간호 보조 로봇, 드론 배송 등으로 가능해 질 것이다. 특히 노인의 정신적 고립감 해소와 신체적 불편 해소를 위한 돌봄 로봇, 반려동물과 같은 정서적 교감을 제공하는 반려 로봇 등의 기술 역시 필요하다. 여행이 불가능한 노인들을 위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을 통해 가상 여행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가능하다.
2020년대의 우리는 구성원 충원이 안되는 공동체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래도 언제나 푸르른 상록수처럼, 우리는 첨단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을 다시 시작할 때가 됐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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