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중간예납제 조정… 15조 `세수펑크` 극약처방

삼성전자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8월 법인세 중간예납액을 계산하게 된다. 벌써 올해 5월까지 법인세가 15조원 넘게 감소한 '세수펑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 이같은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연말 결산법인의 법인세는 각각 3월과 8월에 신고하는데, 3월에는 전년도 결산실적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계산한다. 8월 중간예납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절반 또는 상반기 결산실적 기준 계산 중 기업이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기업은 당연히 적은 세액을 내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세법이 개정되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법인은 무조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8월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작년보다 올해 실적이 개선된 기업에는 납부방식이 불리해지는 셈이다. 작년에 비해 올해 실적이 나빠진 기업이라면 어차피 상반기 실적을 기초로 중간예납을 하기 때문에 바뀌는 것이 없다. 어느 쪽이든 재정당국에 유리한 구조로 바뀐다는 의미다.

이같은 개정안의 배경으로 올해 5월까지 15조원 넘게 발생한 '세수펑크'와,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엇나간 세수추계 문제가 꼽힌다. 기재부에 따르면, 5월까지 국세수입은 151조원으로 전년 대비 9조1000억원 감소했는데, 법인세 감소가 15조3000억원으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 세수 진도율은 최근 5년(54.5%)을 크게 하회하는 36.5%에 그쳤다.

올해 하반기에는 법인세 실적이 다소 개선될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 가운데, 지난해 적자로 상반기에 거의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정상적으로 법인세 중간예납을 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행 세법으로도 지난해 결손 법인은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중간예납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