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가' 비과세 시가의 20%…'법인세 쇼크'에 중간예납 손본다

[2024년 세법개정안]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직원들에게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품의 비과세 한도가 설정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 중간예납 방식도 바뀐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조세체계 합리화 방안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조세체계 정비 내용이 포함됐다.

이른바 '직원가'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마련했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회사 등은 직원들에게 복리후생 명목으로 일반소비자 구매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직원가에 대한 명확한 과세 규정이 없었다.

개정안에는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할인혜택을 시가의 20% 또는 연 240만원 비과세하는 내용을 담았다. 둘 중 큰 금액을 비과세로 인정한다.

가령 A자동차 회사가 직원들에게 판매가격 4000만원의 자동차를 25% 할인해 3000만원에 제공했다고 가정하자. 개정안대로라면 비과세 한도는 시가의 20%인 800만원 또는 연간 240만원이다. 더 큰 값인 800만원이 비과세 한도다.

할인금액이 1000만원이기 때문에 비과세 한도(800만원)를 제외한 200만원에 대해 근로소득을 과세하는 방식이다. 만약 시가의 20%가 240만원보다 적다면 240만원을 비과세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은 법인세를 중간예납할 때 해당 중간예납 기간 법인세액 기준(가결산)으로 계산한다. 지금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 기준 또는 해당 중간예납 기간 법인세액 기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가결산을 하는 방법과 전년도의 절반을 내는 방법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다 보니 당연히 작은 걸 내고 있다"며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우 가결산을 의무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법인세 세수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결정이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법인세 과세기준은 전년도 실적이다. 그러다보니 올해 법인세는 '쇼크' 수준으로 적게 걷히고 있다.

정 실장은 "최근에 기업 실적이 전년 대비보다 좋아졌다면 좋아진 걸 기초로 해서, 나빠졌다면 원래부터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며 "법인세가 좀 더 균형 있게 될 수 있도록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