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발전특구 창업·이전 기업, 한도 없이 가업상속공제

[2024년 세법개정안]

앞으로 기회발전특구에 창업 또는 이전하는 기업은 한도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31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안'에 가업상속·승계 제도 개선 방안을 담았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해주는 제도다.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인데 정부는 밸류업(가치 제고) 기업 등에 대해 가업상속공제 대상과 한도를 확대키로 했다.

가업상속공제 확대 대상은 △밸류업 △스케일업(Scale-up) △기회발전특구 창업·이전 기업이다. 이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된다.

밸류업 및 스케일업 우수기업에 대해선 가업상속 공제한도를 2배 확대한다.

특히 기회발전특구 창업·이전기업은 한도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키로 했다. 기회발전특구에서 창업하거나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특구로 이전한 경우다.

가업상속 혜택을 노린 '무늬만 기회발전특구 기업'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기업의 본점 또는 주사무소가 기회발전특구에 위치해야 하고 기회발전특구 내 사업장의 상시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돼야 한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특별히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수도권 집중 문제, 지역 균형발전,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과 관련한 부분들은 보다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는 측면에서 접근했다"며 "그냥 지방에 공장 하나 있는 정도 가지고는 안 되고 '완전한 지방기업이다'라는 정도까지 창업하거나 이전한다면 완전한 상속세 면제는 안 되더라도 가업과 관련해선 공제 없이 기업을 승계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가 적용되는 사업용 자산 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임직원 임대주택, 주택자금 대여금 등을 추가한다.

재계 등에서 꾸준히 요구해온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도 세법개정안에 담겼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평가금액에 20%를 가산해 과세한다. 일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서다. 할증평가가 폐지되면 그만큼 최대주주의 상속세 부담이 줄어든다.

한편 기재부는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주식 취득 관련 과세 특례를 신설한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 차원이다.

벤처기업 창업주가 신주(복수의결권) 납입대금으로 구주(1의결권, 보통주) 현물출자시 양도소득세를 신주의 보통주 전환 때까지 과세 이연한다. 또 벤처기업으로부터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에 대한 과세특례 적용기한도 2027년 말까지 3년 연장키로 했다.

수소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해 수소제조용 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환급특례를 신설한다.

현재 수소제조용 LPG 부탄(275원/kg)에 비해 LPG 프로판(14원/kg)에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LPG 부탄과 LPG 프로판은 수소제조용에 있어선 대체재로서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동일한 세액이 적용될 수 있도록 세액 차이(261원/kg)를 환급해줄 계획이다.

아울러 자기주식 관련 적격인적분할 요건은 합리화된다. 인적분할시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맞춰 인적분할시 분할법인의 자기주식에 대해 분할신설법인의 주식을 배정하지 않더라도 적격분할로 보도록 요건을 바꿀 방침이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