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몰래 상점 물건 훔치는 좀도둑 30% 늘어
‘절도 리스트’까지 만들어 조직적 절도 행각
영국에서 좀도둑이 급격히 늘어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편의점·소매점에서 생필품을 훔치는 털이범은 보통 생계형 범죄자, ‘현대판 장발장’이 대부분인데 영국은 조직적 들치기가 많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처벌이 가벼운 것도 재범률이 높은 이유로 꼽힌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경찰에 신고된 상점 절도 범죄 건수가 최근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개월간 총 44만3995건의 상점 절도가 신고됐는데,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34만2428건보다 대폭 증가한 것이다. 통계를 시작한 2003년 3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실제 절도 건수는 훨씬 더 많다고 주장한다. 영국 편의점 협회(ACS) 회장인 제임스 로먼은 더 타임스에 “통계치는 편의점과 소매점에서 매일 발생하는 절도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
런던 시립대학교의 범죄학자인 에멀라인 테일러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경찰에 신고되는 상점 절도는 3% 미만”이라며 “실제 발생 건수와 비교하면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신고율이 낮은 이유는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거나 경찰에 대한 신뢰가 없거나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제임스 로먼 회장은 상점 절도는 대부분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판매된다고 했다. 절도범들은 범죄조직으로부터 ‘절도 리스트’를 받은 뒤 물건을 훔친다. 주로 술, 분유, 육류 등이 인기 품목이다. 그는 “체포율이 낮아 두려움이 없어 절도 행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경찰이 절도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경찰에 신고된 절도 범죄 중 17%만 기소됐고, 58%는 용의자도 확인하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됐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찰직협 “경찰특공대 총동원해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해야”
- [단독] 계엄 해제 직후 사라진 포고령 사본들···육본·지작사 “상황 끝나 파기”
- ‘탄핵 집회서 폭행당한 경찰 혼수상태설’은 가짜뉴스
- “내란 선동 굴복해 정말 죄송”···의총 후 관저 앞 ‘전광훈 집회’ 몰려간 여당 의원들
- 폭설에도 “윤석열 체포” 2박3일 시위 진행 중···관저 앞 500m 앞 “합류에 30분 소요”
- 박찬대 “내란공범 커밍아웃” 표현…“부적절한 어휘 선택”
-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된다’?…尹 방어에 스텝 꼬인 권성동
- [단독]“이게 나라냐” 윤석열 한탄에…김용현, 담화문·포고령 바쳤다
- 심화된 정치의 사법화…숨 가쁘게 도는 ‘헌재의 시계’
- 발리섬 등반 중 실종된 한국인 숨진 채 발견···“추락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