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쏘아올린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은행권 확산은 아직...타행 추가대책 고심
금리도 0.2%p 추가 인상...'실수요자 위주 신규대출'
신한·하나·우리·농협 "이미 대출관리 중.. 현재로선 계획 없다"
스트레스DSR 조기적용, DSR 적용 대출확대 등 검토
일각에선 "LTV 손질해 대출한도 낮추는 게 상책"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주부터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신규 구입자금대출을 중단할 계획이다. 타행 대환용도 주담대 신규 취급을 제한하되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청은 열어둔다. 지난 18일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2%p 인상한 데 이어 29일 주담대 변동·혼합형 금리를 0.2%p 추가 인상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의 실제 소요자금 범위 내 자금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취급 기준을 조정한다"며 "해당 기준을 한시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한다는 방침 하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보고 얼마나 제도를 운용할지 결정한다.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당장 다주택자의 주담대를 제한할 계획은 없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4월부터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국민은행 사례를 곧바로 벤치마킹하지 않는 것은 이미 가산금리를 올려 디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24일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금리를 0.2%p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아파트 담보 변동형 대출금리를 0.2%p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채 5년물에 연계되는 주담대 금리를 0.05%p 상향 조정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지난 5, 6월부터 당국과 소통을 거쳐 가계대출 승인량을 정해놨다. 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이미 가계대출 물량관리에 들어갔다. 효과가 나올 때까지는 1~2달 시차가 있다"면서 "물량관리가 안정적으로 되고 있기 때문에 일단 경과를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도 금리인상 외 추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들이 기본적으로 부동산 상승기에는 금리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가 주택 등에 대한 대출규제도 많이 풀렸기 때문에 다주택자 신규 구입자금대출 중단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영업 현장에서 보면 다주택자라고 해도 상황이 다 달라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이내라면 구입자금대출을 이분법적으로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적용되기 전 조기에 2단계 규제방안을 도입하는 방안, 차주 단위 DSR 상한선(40%)을 꽉 채우지 않고 자체적으로 더 낮은 상한선을 저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전세대출·중도금대출·예적금담보대출 등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대출에 대해서도 차주 DSR을 산정해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각 은행이 고객들의 DSR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실질적인 상환능력'을 살펴보고, 향후 DSR 규제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가계대출 관리가 대출금리 인상, DSR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소득 계층보다 고소득자가 부동산 매매를 많이 하는 현실에서 DSR 규제 강화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LTV를 낮춰 대출한도를 확 줄여야 가계대출이 잡힐 수 있다. DSR 규제를 강화하면 고소득자보다 실수요자들이 더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현재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정책은 DSR 제도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를 통해 "DSR 제도를 내실화해서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빌리는’ 대출 관행을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LTV 규제 강화는 가계부채·주택시장 추이, 서민·실수요자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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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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