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빅4' 엔터주가 무너진다?… K팝 SWOT 분석
김선우 기자 2024. 7. 25. 15:55
글로벌 삼킨 K팝, 비약적 성장에도 엔터주는 '흔들'
상반기 어닝쇼크 직격탄, 부담감 커진 하반기
업계에서 바라본 K팝 'SWOT 분석'
엔터주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주주들의 불안함이 커진다.
K팝 '빅4'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하이브 등 강세였던 엔터주들의 하락세가 장기화 되고 있다. 상반기 내내 하락장을 보이며 지속적인 위기론이 대두된다.
24일 기준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하이브는 -1.82~-3.96% 하락세를 기록했다. 최저가를 찍던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와 2NE1의 컴백소식을 앞세워 소폭 상승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불안한 시장에 주주들의 속만 타들어간다. '빅4'에 속한 엔터사의 주주라는 A씨는 "워낙 엔터주는 변동이 크다는 리스크를 알지만 예상보다 더 등락이 심하더라. 지금은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B씨는 "오히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실적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적 어닝쇼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앞서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황이 어두운 이유는 실적에 있다"며 "SM을 제외한 3사의 연간 이익 감소가 거의 확실하고 잘 나올 수 있었던 2분기도 비용 이슈로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지나고 나면 엔터주를 바라보는 초점이 올해 실적에서 내년 실적으로 넘어가며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주가의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K팝 시장의 하반기는 희망과 불안함이 공존한다. 엔터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 S(강점) : K팝 해외매출 1조원 돌파
무조건적인 암흑기는 아니다. 24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K팝 해외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34% 증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K팝 해외 시장의 다변화·신인들의 활약·꾸준한 해외 진출 노력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 매출액은 2024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27·28일 뉴진스는 일본에서의 정식 데뷔의 초석인 팬미팅을 무려 도쿄돔에서 진행했다. 양일간 9만5000여명을 운집시키며 K팝의 위상을 체감케했다. 외에도 세븐틴·트와이스 등 남녀그룹을 막론하고 스타디움과 돔투어를 도는 등 K팝 스타들의 저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스트레이키즈가 완전체로 재계약에 성공하며 JYP엔터테인먼트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19일 컴백 하루 전인 18일 소식을 전하며 당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8월 말 월드투어도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외에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순차적인 제대에 기대를 걸고 반등에 나선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올 상반기는 대형 이벤트가 있었던 것 같진 않다. 하반기엔 신인그룹을 론칭하는 대형 기획사들도 있고 해외를 타겟으로 한 그룹들도 나오지 않나"라며 "스트레이키즈나 세븐틴처럼 새로운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팀도 있어서 하반기엔 대형기획사의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주가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 W(약점) :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9년만 감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해외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9년만에 첫 감소했다. 음반 판매량에 엔터사 주가까지 흔들리며 'K팝' 거품이 빠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은 대형팀들도 일제히 올해 앨범 판매량이 낮아졌는데 이는 K팝 팬덤의 경쟁이 낮아지고 중국 팬들의 구매율이 저조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1∼400위 앨범 판매량은 약 4760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00만장 감소한 수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K팝의 과도한 자기 복제와 콘텐트 획일화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분석했고 한 가요계 관계자는 "지나친 해외 위주 타켓팅과 음반 폐기물 문제 등도 해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O(기회) : 결국 해결의 열쇠는 '아티스트 역량→월드투어'
그럼에도 결국 기댈 수 있는 건 '아티스트 존재감과 역량'이다. 하재근 평론가는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한명씩 돌아올 예정이고 그들이 어떤 활약을 하냐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다"며 "또한 하이브 내 다른 소속 아티스트들의 역량도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기획사 전반으로 봤을 때 앨범 판매와 투어가 중요하다. 특히 음반의 불황 속에 월드투어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몇백만장씩 팔리던 시절도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물음표가 생긴 듯 하다. 티켓파워가 있는 팀들이 월드투어를 성공시키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팀의 규모를 떠나 투어를 많이 추진하는 추세다. 아이돌의 경우 개인활동 보다는 팀활동을 중요시 여기고 대부분 스케줄을 투어에 맞추는 편이다. 여기에 중국 활동의 활로까지 뚫리면 더욱 판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대부분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많지만 이럴수록 국내 팬덤도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T(위협) : 계속되는 엔터업계 분쟁 '한파'
계속되는 엔터업계 분쟁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일단락된 줄 알았던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진실공방이 다시 시작돼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설상가상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돼 뒤숭숭한 분위기다.
증권가 역시 "엔터주는 사람에 대한 리스크가 큰 산업이다. 비단 한 회사 뿐 아니라 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해석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분쟁으로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 하이브 내 타 아티스트 이미지까지 영향을 받았다. 진흙탕 싸움이 길어질수록 타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상당히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K팝의 글로벌에 힘입어 하이브가 엔터업계 최초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는 등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그만큼 종잡을 수 없어 더 재밌는 엔터업계라지만 불어난 몸집만큼이나 더욱 책임감도 커진 셈이다.
아이돌의 경우 열애설만 나와도 주가가 출렁인다. 그만큼 인적 리스크가 큰 엔터업계가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어닝쇼크 직격탄, 부담감 커진 하반기
업계에서 바라본 K팝 'SWOT 분석'
엔터주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주주들의 불안함이 커진다.
K팝 '빅4'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하이브 등 강세였던 엔터주들의 하락세가 장기화 되고 있다. 상반기 내내 하락장을 보이며 지속적인 위기론이 대두된다.
24일 기준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하이브는 -1.82~-3.96% 하락세를 기록했다. 최저가를 찍던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와 2NE1의 컴백소식을 앞세워 소폭 상승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불안한 시장에 주주들의 속만 타들어간다. '빅4'에 속한 엔터사의 주주라는 A씨는 "워낙 엔터주는 변동이 크다는 리스크를 알지만 예상보다 더 등락이 심하더라. 지금은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B씨는 "오히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실적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적 어닝쇼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앞서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황이 어두운 이유는 실적에 있다"며 "SM을 제외한 3사의 연간 이익 감소가 거의 확실하고 잘 나올 수 있었던 2분기도 비용 이슈로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지나고 나면 엔터주를 바라보는 초점이 올해 실적에서 내년 실적으로 넘어가며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주가의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K팝 시장의 하반기는 희망과 불안함이 공존한다. 엔터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 S(강점) : K팝 해외매출 1조원 돌파
무조건적인 암흑기는 아니다. 24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K팝 해외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34% 증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K팝 해외 시장의 다변화·신인들의 활약·꾸준한 해외 진출 노력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 매출액은 2024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27·28일 뉴진스는 일본에서의 정식 데뷔의 초석인 팬미팅을 무려 도쿄돔에서 진행했다. 양일간 9만5000여명을 운집시키며 K팝의 위상을 체감케했다. 외에도 세븐틴·트와이스 등 남녀그룹을 막론하고 스타디움과 돔투어를 도는 등 K팝 스타들의 저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스트레이키즈가 완전체로 재계약에 성공하며 JYP엔터테인먼트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19일 컴백 하루 전인 18일 소식을 전하며 당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8월 말 월드투어도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외에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순차적인 제대에 기대를 걸고 반등에 나선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올 상반기는 대형 이벤트가 있었던 것 같진 않다. 하반기엔 신인그룹을 론칭하는 대형 기획사들도 있고 해외를 타겟으로 한 그룹들도 나오지 않나"라며 "스트레이키즈나 세븐틴처럼 새로운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팀도 있어서 하반기엔 대형기획사의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주가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 W(약점) :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9년만 감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해외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9년만에 첫 감소했다. 음반 판매량에 엔터사 주가까지 흔들리며 'K팝' 거품이 빠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은 대형팀들도 일제히 올해 앨범 판매량이 낮아졌는데 이는 K팝 팬덤의 경쟁이 낮아지고 중국 팬들의 구매율이 저조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1∼400위 앨범 판매량은 약 4760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00만장 감소한 수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K팝의 과도한 자기 복제와 콘텐트 획일화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분석했고 한 가요계 관계자는 "지나친 해외 위주 타켓팅과 음반 폐기물 문제 등도 해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O(기회) : 결국 해결의 열쇠는 '아티스트 역량→월드투어'
그럼에도 결국 기댈 수 있는 건 '아티스트 존재감과 역량'이다. 하재근 평론가는 "진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한명씩 돌아올 예정이고 그들이 어떤 활약을 하냐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다"며 "또한 하이브 내 다른 소속 아티스트들의 역량도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기획사 전반으로 봤을 때 앨범 판매와 투어가 중요하다. 특히 음반의 불황 속에 월드투어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몇백만장씩 팔리던 시절도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물음표가 생긴 듯 하다. 티켓파워가 있는 팀들이 월드투어를 성공시키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팀의 규모를 떠나 투어를 많이 추진하는 추세다. 아이돌의 경우 개인활동 보다는 팀활동을 중요시 여기고 대부분 스케줄을 투어에 맞추는 편이다. 여기에 중국 활동의 활로까지 뚫리면 더욱 판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대부분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많지만 이럴수록 국내 팬덤도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T(위협) : 계속되는 엔터업계 분쟁 '한파'
계속되는 엔터업계 분쟁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일단락된 줄 알았던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진실공방이 다시 시작돼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설상가상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돼 뒤숭숭한 분위기다.
증권가 역시 "엔터주는 사람에 대한 리스크가 큰 산업이다. 비단 한 회사 뿐 아니라 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해석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분쟁으로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 하이브 내 타 아티스트 이미지까지 영향을 받았다. 진흙탕 싸움이 길어질수록 타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상당히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K팝의 글로벌에 힘입어 하이브가 엔터업계 최초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는 등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그만큼 종잡을 수 없어 더 재밌는 엔터업계라지만 불어난 몸집만큼이나 더욱 책임감도 커진 셈이다.
아이돌의 경우 열애설만 나와도 주가가 출렁인다. 그만큼 인적 리스크가 큰 엔터업계가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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