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총수 구속에 “비상경영제체로”…정신아 대표 경영쇄신위원장 대행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씨에이(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카카오가 정신아 대표(CEO)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25일 카카오는 입장문을 내고 “김범수 씨에이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아 씨에이협의체 공동의장 겸 카카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 구축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정신아 대표를 주재로 4시간 동안 카카오 그룹 협의회를 진행해 대내외 리스크 점검과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매월 진행하던 그룹 협의회를 주 1회 진행해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하여 긴밀히 협의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기로 했다”며 “아울러 정신아 대표가 한시적으로 경영쇄신위원장을 대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또한 카카오는 이날 회의에서 정 대표가 ‘각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쇄신 및 상생 프로젝트들을 문제없이 진행해달라’고 강조했다고도 밝혔다. 정 대표는 또한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는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대표(CEO)들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각종 과업을 잘 수행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일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카카오엔터의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에스엠 주식 시세는 주당 12만원을 넘었고,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구속 전인 지난 18일 김 위원장은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고 있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며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