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반도체株 충격의 급락…하락장 시작일까, 일시적 조정일까
"美대선 변동성에 2,650 가능성" vs "과열부담 해소돼 내주 반전가능"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코스피가 25일 장중 2% 가까이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조정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6월에 이어 이달 중순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900 고지를 목전에 뒀던 코스피가 어느덧 2,800대에서 물러난 것은 물론 2,700선까지 위협받게 됐다.
시장에선 상반기 증시를 이끌어온 인공지능(AI) 랠리가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장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한 결과 코스피가 1.74% 하락한 2,710.65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매출액과 함께 6년 만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8.87% 급락한 19만원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24만1천원을 기록한 뒤 2주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 역시 1.95% 하락세로 주가가 8만400원까지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도 지난 10일 종가 8만7천800원까지 오른 뒤 주가가 계속해서 내리는 흐름이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주가 7월 중순 이후 급격한 조정을 겪는 데는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 부진이 배경이 됐다.
간밤 뉴욕 증시에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과 테슬라가 각각 5.04%, 12.33% 급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6.8%). 메타(-5.61%), 마이크로소프트(3.59%), 아마존닷컴(-2.99%), 애플(-2.88%)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M7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만에 7천680억달러(1천63조원) 증발했고, 조정 국면이 본격화한 지난 10일 이후로는 1조7천억달러(2천353조원) 감소했다.
알파벳이 예상을 뛰어넘는 AI 투자 비용과 함께 관련 이익 기여 시기의 불확실성까지 언급한 결과, 최근의 AI 산업 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의 경우 추후 경기하강에 따른 매출 감소 가능성에 AI 투자 비용 증가까지 겹치며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주가도 싸지 않으니 기술주 하락이 단기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미국 기술주의 단기 저점 매수는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이 벌어지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대선 후보 교체가 진행되는 등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증한 것 역시 증시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국내 증시도 지난주부터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주에 투자)에 따른 일부 테마주의 급등과 되돌림 현상이 부각되면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 직전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피 하단을 더 열어둬야 한다. 2,650포인트를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예상했다.
다만, 내주 추가 공개되는 M7 실적과 향후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을 확인하면서 증시가 단기 조정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등 실적 발표 후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 증시 전반의 과열 부담도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며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어려운 환경이지만 증시 하방으로의 포지션 전환은 현재는 미루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 실적을 통해 전방 산업의 반도체 수요와 업황 전망이 견조함을 확인했다"며 "AI 모멘텀에 훼손이 발생했다기보다는 앞서간 시장의 기대심리에 대한 되돌림 현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말 6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월말 일본은행(BOJ) 회의, 내달 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거치면서 금리인하가 가시화하고 엔화의 급격한 강세가 진정되면서 코스피의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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