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날개 단 SK하이닉스, 6년 만 분기 영업익 5조 돌파

'슈퍼사이클' 수준 실적 거둬
최고 사양 비중 절반 수준
"내년 HBM 매출 2배 기대"

SK하이닉스 실적 상승 이끈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지난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하는 등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매출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비 올해 약 300%의 HBM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3E 출하량이 자사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후속 제품인 HBM3E 12단 양산과 HBM4 12단·16단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관련 매출이 올해보다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영업이익률 33%), 순이익 4조1200억원(순이익률 25%)를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2018년 2분기 영업익(5조5739억원)에 맞먹는 실적이다.

올해 연간 영업익을 종합하면 2018년 연간 실적을 넘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고 사양인 HBM3E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했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내년 실적에서 차지하는 HBM 매출 규모는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SK하이닉스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남짓이지만, 내년 실적에선 3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내년 전 세계 HBM 공급량이 올해의 2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HBM 캐파(생산능력) 대부분이 이미 고객과 협의가 완료됐다"며 "내년 HBM 실적은 올해 대비 약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HBM3E 12단 제품,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인 HBM4 12단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적용해 양산할 계획이다. HBM3E 12단 제품은 이미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이번 분기 양산을 시작해 4분기부터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HBM4는 HBM3E에 비해 월등히 고부가 제품일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E 12단 제품 수요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전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기업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