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6년만에 5조 원대 영업익…내년에도 기세 몰아간다

홍석호 기자 2024. 7. 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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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사진은 2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이날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16조 원을 넘어서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며 영업이익은 6년 만에 5조 원대를 기록했다. 2024.7.25. 뉴스1

SK하이닉스가 6년 만에 5조 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샘플을 납품한 5세대 HBM 12단 제품을 3분기(7~9월) 중 양산할 계획이다. HBM 리더십을 주도하며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 사상 최대 분기 매출, 6년 만에 최대 영업익

25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4~6월) 매출 16조4233억 원, 영업이익 5조4685억 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33.2%에 달한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기존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던 2022년 2분기(13조8110억 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이던 2018년 3분기(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에 5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호실적은 수익성 높은 고부가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다. 일반 D램보다 수익성이 높은 HBM의 2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80%, 전년동기 대비 250% 늘었다.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HBM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사업에선 AI 서버 저장장치로 쓰이는 eSSD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 가량 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AI 서버는 전력 소모가 심한 만큼 전력 효율성이 높고 고용량인 eSSD에 대한 수요가 크다. 또 낸드 제품 전반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이어지며 낸드 사업에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 하반기 전망도 맑음

하반기(7~12월)에도 메모리 시장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하반기를 주도하는 것은 AI를 중심으로 한 서버 수요다.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의 AI 서버 수요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2017~2018년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버 교체주기가 도래한 점도 일반 서버 수요에 긍정적이다. 특히 전력 소모가 큰 AI 서버 투자가 늘면서, 일반 서버를 전력 효율이 좋은 신규 서버로 교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실적 발표 후 가진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올해와 내년 HBM을 제외한 서버용 D램은 20% 중반의 수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PC와 모바일 수요 회복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PC, AI 스마트폰 등 기기 자체에 AI를 탑재한 고사양 신제품이 출시되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 제품 전반에 확산되지 않은 만큼 수요 회복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HBM을 제외한 D램과 낸드 등은 감산 이후 여전히 낮은 가동률을 유지 중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내년 D램의 수요 회복이 가속화된다면 HBM보다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HBM은 연 단위 계약을 맺어 가격이 결정되는 반면 D램은 분기 단위로 계약을 맺어 수요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 반영이 빠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67조8957억 원, 22조7395억 원에 달한다. 매출이 지난해 두 배가 넘고, 영업이익은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의 영업이익(20조8437억 원)보다 많다.

● 하반기 12단 HBM 양산·공급

SK하이닉스는 5월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냈던 12단 HBM3E를 3분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공급은 4분기(10~12월) 시작해 내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12단 공급이 8단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M15X 공장을 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짓고 있다. 또 현지 부지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할 예정이다. 준공 목표는 2027년 5월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자본지출(CAPEX)이 올초 예상했던 것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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