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애 아들 둔 조카에 “그냥 죽게 내버려둬야” 발언 논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애가 있는 아들을 둔 조카에게 “(아들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둬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용어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 프레드 트럼프는 다음 주 출간 예정인 저서 <올 인 더 패밀리: 트럼프와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되었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폭로했다. 프레드 트럼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아들이다.
책에는 프레드가 2020년 아들에 대한 치료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일화가 담겼다. 프레드의 아들은 발달·지적 장애가 있는 채로 태어나 가족들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드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잘 모르겠다. 네 아들은 너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마 그냥 죽게 내버려 두고 플로리다로 이사 가는 게 낫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프레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장애아동 지원 확충을 위해 백악관에서 회의를 했을 때도 비슷한 발언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프레드는 “(회의에서) 중증 장애 가족을 돌보는 가슴 아픈 이야기와 비싼 비용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삼촌(트럼프 전 대통령)도 몰입한 것처럼 보였다”면서도 “삼촌은 만남이 끝난 후 나를 끌어당겨 그들(장애인)이 처한 상황과 모든 비용을 고려하면 그런 사람들은 죽게 내버려 둬야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프레드는 이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우리는 생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는 비용에 대해 말하고 있던 것”이라며 “삼촌의 발언은 끔찍했다. 상처받았다”고 했다.
프레드는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자신의 자동차에 흠집이 나자 범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채 의심 가는 사람을 지목하며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인 ‘N-단어’를 여러 차례 썼다고 주장했다. N-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나 ‘니거’를 완곡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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