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서울의 건축 유산, 힐튼 호텔의 마지막 일기…도서 『힐튼과 김종성』 外

2024. 7. 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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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건축 1세대인 김종성 건축가가 거장 미스 반데어로에의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다 귀국해 건축한 서울 힐튼 호텔은 한국 건축의 빛나는 유산이었다.”

서울의 건축 유산, 힐튼 호텔의 마지막 일기
김종성, 정성갑 지음 / b.read 펴냄
이 책은 김종성을 비롯해 2022년 12월 영업을 종료한 서울 힐튼 호텔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한 사람까지 만나 이 호텔의 흥망성쇠를 오롯이 기록한 책이다. 김종성 건축가를 틈날 때마다 인터뷰하고 책을 함께 엮은 정성갑 작가는 “경제 재건과 구도심 부흥이라는 시대적 사명까지 끼어든 호텔 이야기는 때로 정치 야사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힐튼은 두 개의 큰 꿈이 만나 완성한 역사적 걸작이었다”라고 평가한다.

1983년 완공한 서울 힐튼 호텔은 우리 힘으로 지은 최초의 호텔이었다. 김종성이 처음부터 세운 목표는 하나였다. 100년 후에도 질리지 않을 클래식. 그런 의지로 수명이 긴 재료, 세월의 흔적이 오히려 깊이감을 만드는 재료를 선택했다. 브론즈, 트래버틴, 녹색 대리석, 오크 패널. 이 네 재료를 같은 공간에 사용해 우아함과 풍요로움을 더했다.

김종성은 무엇보다도 이 건축물은 1970년대 한국 건축물의 이정표였음을 거듭해 강조한다. 그는 건축 문화도 보존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 서울을 꿈꾼다. “아름다운 건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면 이 도시는 세계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점점 가진 게 없는, 문화적으로 가난한 도시가 되는 거예요.”(김종성)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사랑한 단편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홍은주 옮김 / 비채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의 ‘TV피플’을 향한 애착은 남다르다. ‘TV피플’과 ‘잠’은 자신의 최고 단편으로, 단 한 권의 베스트 단편선을 기획한다면 이 둘은 반드시 수록될 작품이라고 뽑기도 했다. 어느 날 집으로 정체불명의 TV가 배달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표제작 ‘TV피플’은, 마흔 살 무렵의 무카라미 하루키가 그린 어둡고 단단하고 고요한 세계를 명징하게 드러내는 단편소설이다.

작가 자신을 지난한 슬럼프에서 구원한 치유의 소설집이자, 그의 스타일이 순도 높게 담긴 ‘하루키 단편 문학의 지향점’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TV피플’, ‘잠’ 등 6편의 짧은 소설을 모은 선집이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1990년 분게이슌주에서 펴낸 단행본 ‘TV피플’을 저본으로 삼되, 각 단편들은 최종적으로 수정된 최신 판본들을 번역해 실었다.

하루키 마니아들이라면 반길 이야기가 많다. 소설 속 ‘가노 크레타’의 주인공 자매는 이후 장편 『태엽 감는 새』에서 또 한 번 소환했다. 평소 책을 출간한 뒤 다시 잘 들춰보지 않는다던 작가지만 ‘우리 시대의 포크로어-고도 자본주의의 전사’는 십 년도 더 훌쩍 지나서 애정을 담아 대폭 개고 작업을 거치기도 했다.

[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0호(24.7.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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