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도쿄와 달리 활짝 열린 올림픽…성별의 경계도 허물어졌다
예술과 낭만이 스포츠를 만난다.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오륜기가 걸렸다.
제33회 하계올림픽이 27일 오전 2시30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올려 8월12일까지 17일 간의 축제를 시작한다.
1900년, 19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하계올림픽을 다시 개최하는 파리는 206개국에서 온 1만500여명의 선수단을 맞이하고 축제 준비를 마쳤다.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은 지구촌이 한 곳에 모여 하나 됨을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었던 시기, 전세계의 연결 고리가 끊겼던 시기에, 비록 1년 미뤄졌지만 ‘감동으로 하나 된다(United by Emotion)’는 표어 아래 지구촌이 도쿄에 모였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한 올림픽이었다. 수많은 검사 속 격리되고, 마스크로 입을 닫아야 했다. 관중도 받지 못했던 ‘닫힌 올림픽’을 도쿄에서 마무리하면서 당시 차기 개최지 파리는 ‘열린 올림픽’을 예고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완전히 열린 대회(Games Wide Open)’를 표방하면서 공간의 구분과 경계를 없앴다.
개막식의 무대부터 스타디움이 아니라 파리 일대를 관통하는 센강이다. 최초의 수상 개막식이다. 각국 선수단 6000여명을 실은 배 85척이 파리 오스테를리츠다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광장까지 6㎞를 행진한다. 노트르담 대성당, 오르셰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퐁네프 다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그랑팔레, 에펠탑까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파리의 상징들이 경로에 포함된다.
12개 섹션으로 진행될 개막 공연에서는 3500명의 예술인들이 강둑과 다리 등을 무대 삼아 자유롭게 움직인다. 센강 양편으로 특설 관중석이 설치됐지만, 입장권을 사지 않아도 근처 강가나 건물에서 충분히 개막식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파리를, 개막식을 모두에게 ‘오픈’ 한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곳곳을 시민, 관광객, 선수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 공간으로 꾸며놨다. 32개 종목에서 329개 금메달을 놓고 겨루게 될 경기장은 유명한 문화유적지들이 포함됐다. 에펠탑 광장에서 비치발리볼이 열리고,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와 근대 5종 경기가 열린다. 나폴레옹이 잠든 레쟁발리드 잔디광장에서는 양궁이, 프랑스 혁명의 중심지였던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젊음의 종목 브레이킹과 스케이트보드, 3대3 농구가 펼쳐진다.
2024 파리올림픽은 성별의 경계도 허물었다. 출전 선수의 남녀 비율이 50대50으로 같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여자는 한 명도 없이 열렸던 제1회 올림픽 이후 128년 만에 ‘성 평등 올림픽’이 완성됐다. 143명의 선수를 파견한 대한민국 선수단에는 여자 선수가 77명이다. 사상 최초로 남자(66명)보다 많다.
총 261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선수단은 지난 21일 파리에 도착했다. 구기종목 부진 등 여파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래 최소 인원이 나선다. 금메달 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15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파리에 입성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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