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주도권'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HBM 연 매출 300% 이상 증가 예상
eSSD 수익성 개선…낸드 매출 절반 목표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AI(인공지능)향 고사양 메모리 수요 증가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다. 이에 따라 현재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의 경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계속되는 AI 시장 성장에 맞춰 HBM을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쥐고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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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 우려 없다…HBM 대세 지속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HBM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내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해 4분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고 HBM3E 12단 제품 샘플도 제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품질 인증 평가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출하량이 2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의 주력 제품은 HBM3E 12단이다. SK하이닉스는 HBM2E부터 HBM3E 12단까지 모든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갖춰 HBM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차세대 제품인 HBM4에 대한 준비도 지속한다. 이날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HBM4는 내년 하반기 12단 제품부터 출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16단 제품은 2026년부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비해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투자 증가가 공급 과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의 투자와 증산은 일반 D램과는 시장의 구조와 양산 특성에서 확연히 다른 HBM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투자 증가는 공급 과잉이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HBM의 낮은 생산성을 고려하면 투자가 증가되더라도 비트(bit) 증가는 제한적이며, 제한적 생산 증가는 HBM의 세대가 업그레이드 될수록 가중될 것"이라면서 "HBM은 1년 이상의 고객 계약 물량을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고 있어, HBM에 대한 투자 증가는 곧 제품 주문량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부터는 AI 서버 제품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완연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PC와 모바일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며, AI 서버뿐만 아니라 일반 D램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담당은 "지금은 초기 AI 시장 형성으로 수요가 AI 서버에 집중해 발생하고 있으나, 향후 다양한 응용처에 AI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하면 새로운 형태의 메모리 제품들이 출현하고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메모리 산업은 과거 소품종 대량 생산 구조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장기 공급하는 주문형 산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 수익성 책임지는 'eSSD'
D램 대비 성장세가 낮은 낸드 플래시 사업은 뚜렷한 수요 증가를 보이는 eSSD(기업용 데이터저장장치)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는 출하량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4분기에는 수요 환경이 일부 개선되며 출하량이 다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eSSD 매출액이 작년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낸드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eSSD 매출액은 전기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김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eSSD를 제외하고 아직 일반 응용처 수요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 최적화와 수익성 개선 전략을 유지하며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며 "작년 투자 최소화와 감산으로 줄어든 생산량을 올해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일부 응용 제품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분기별 낸드 출하량 증가 수준이 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수익성 중심의 제품 믹스와 실수요에 기반한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액 기준의 시장 점유율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eSSD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AI 서버의 높은 전력 소모로, 저전력 스토리지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쿼드레벨셀(QLC) 기반의 60TB(테라바이트) 이상 eSSD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128TB, 256TB 제품도 선보여 고용량 제품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김 담당은 "AI 서버는 전력 효율성이 중요해 성능과 안정성이 좋은 고용량 eSSD 제품은 고객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어 향후 데이터센터향 고용량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며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eSSD 시장에서 탑(Top) 2 플레이어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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