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3’ 감독 “스스로 보기엔 만족, 유독 혹독한 반응? 억울하지 않아”[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이응복 감독이 '스위트홈3'에 대한 만족감과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응복 감독은 7월 2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3'(극본 홍소리, 박소정 /연출 이응복 박소현) 5년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과 함께 시청자들의 여러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스위트홈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 작품. 욕망에서 탄생하는 괴물로 K-크리처물의 시작을 알린 시즌1, 장기화된 괴물화 사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조명하며 세계관을 확장한 시즌2에 이어 신인류의 탄생으로 대서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응복 감독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오픈된 지 일주일 정도 된 것 같은데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아쉬웠던 것들이 좀 많은데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된다는 게 겁이 없어서 그런지 후회를 많이 하게 되더라. 이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 결정하고 나서 주요 스태프들이 한 명 씩 돌아가면서 드롭해도 되지 않을까 해서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두려웠던 시작이었다. 후회막심이라고 말씀드려서 파장이 있었는데 그거는 내적인 고백이었다. 두려움 속 시작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렇게 관심이 갖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조용히 해보고 끝내자는 프로젝트였는데 하다 보니까 고난도 많이 겪고 즐거움도 겪고 하나 씩 해낼 때 기쁨들도 있었다. 시즌1이 릴리즈 됐을 때 코로나 시국이었다. 그때는 해냈다는 것 만으로도 성과에 대해 많이 만족하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셔서 2, 3까지 제작을 할 수 있게 됐다.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국에서 크리처라는 말이 들어갔을 때 마이너한 장르이고 시도됐어도 힘든 부분이 많아서 안 좋은 결과가 많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마운 부분이 있다. 시즌2, 3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시청자 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하고 나아가는 게 중요한 것인가 하면서 또 다시 일을 저지르게 된 것 같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나온 결과물이 지난주에 릴리즈 됐는데 거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기 때문에. 크리처물이 많이 기획 중이더라. 다른 창작자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그동안의 5년을 돌아왔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재미도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던 이응복 감독은 "솔직히 저는 되게 재밌었다. 여러 가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 밥 먹을 때는 못 보겠더라. 감정이 리얼한 부분을 구사하다 보니까 인물들이 갖는 감정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려면 상황이 정확하게 보여져야 한다는 사실구현의 원칙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제 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시즌1 팬들은 인물들이 다시 모이는 과정에서 짧고 강렬한 느낌을 느끼셨을 것 같다. 촬영 현장에서도 되게 설레고 좋더라.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는 게. 괴물화 사태 본질을 알려주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해서 스토리에 녹이게 됐다. 재미는 룰을 이해할 때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스위트홈'은 다른 크리처물과는 달리 누가 언제 어떻게이기 때문에 인간애가 다시 회복되길 바랐고 감동적인 재미라고 생각했다"며 재미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시즌2부터 인물들이 너무 많아져 산만해졌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와 관련 이응복 감독은 "밀폐된 공간이 돈이 덜 들고 캐릭터적으로도 잘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워킹데드' 정도의 스케일의 시도 자체가 안 돼있었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그린홈을 만들자고 했다. 스타디움 지하벙커가 한국적인 특수성과 연관이 많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과정에서 시즌3까지 기획하는 과정에서는 나갔다 다시 들어오는 이야기가 됐기 때문에 미스테리하게 벌려놨다가 재등장하는 게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시국 때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에 대한 노고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아포칼립소를 만들자 했다. 그래서 까마기 부대를 등장시켰다. 시즌1에서 이어져서 봤던 분들은 인물들을 더 궁금해하시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저로서는 필연적인 과정이었고 흐름에 대해서는 충분히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수호대 두 리더들의 만남도 뭉클하긴 했다. 현수, 은혁, 상욱은 사람이 아니지 않나. 사람의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초석을 깔고 진행하다 보니까. 원작의 세계관도 같이 갔기 때문에 찬찬히 보시면 흩어져 있는 게 아니라 연결이 잘 돼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다소 비중이 적게 된 건 있는데 원작의 세계관을 잘 녹이려고 확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2, 3 촬영을 동시에 진행한 가운데, 후반작업을 앞두고 느낀 부담감도 컸을 터. 이응복 감독은 "시즌3에서는 시즌2에서 풀지 못했던 미스터리, 매듭을 잘 풀자 했다. 그 흐름이 다음을 넘길 수 있게 미스터리, 서스펜스를 강화하는 느낌으로 편집을 다듬었다. VFX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스태프들이 열심히 해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TV에서 보니 다르더라. 평균값을 잘 도출할 수 있도록 시즌3 때는 여러 테스트를 통해서 캐릭터가 잘 드러나게 최선을 다해서 CG 작업을 완성했다. (시즌2 이후) 부담감을 많이 주시더라. 행복한 질책이었기 때문에 정신 바짝차리고 열심히 했다"며 "유독 혹독한 반응이었던 것 같다"는 말에는 "억울하지는 않다. 에너지와 활력소가 돼서 스위트홈에 머무르지 않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혹평과 아쉬움에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이응복 감독은 "이런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게 너무 감사하다. 지금 스코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시스템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시청자들이 넷플릭스를 보는 시청 패턴도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공개됐다고 바로 보는 게 아니라 라이브러리에서 꺼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스위트홈' 때는 시즌제를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이응복 감독은 "지금까지 한 작품들 중 시즌제나 스핀오프, 프리퀄 등을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라는 질문에 '스위트홈'을 꼽으며 "'스위트홈'의 중간 이야기, 그 전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시즌2, 3에 보이지 않는 주인공이 빠진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생략된 이야기, 압축된 이야기, 건너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그때의 이야기를 담지 않아) 아쉬운 부분은 늘 있다. 실제로 그 분량을 썼다가 지운 부분도 있다. 버전이 되게 많다. 은혁(이도현 분)이 신인류가 됐을 때 사람들 공격을 받고 그걸 발견하는 현수(송강 분) 이런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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