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공개매수 실패…상장폐지로 ‘배당 잔치’ 꼬이나?

남지현 기자 2024. 7. 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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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류 브랜드 탑텐, 지오지아 등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가족 회사를 앞세워 추진한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염 회장 일가의 양사 지분율은 이미 이런 요건을 만족하는 터라, 가족회사인 가나안이 상장사인 신성통상을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식으로 상장폐지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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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선회할 수도
탑텐 매장 전경. 연합뉴스

국내 의류 브랜드 탑텐, 지오지아 등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가족 회사를 앞세워 추진한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시장에서는 대주주 일가가 상장폐지 후 배당을 통해 약 3천억원의 유보금을 가족끼리 나눠 가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24일 주식회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공시한 공개매수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한달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신성통상 대주주 일가가 확보한 지분은 종전보다 5.89% 증가한 83.87%에 그쳤다.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하려면 현행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대주주가 발행주식수의 95%를 보유한 상태여야 하는데, 요건을 충족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가나안은 신성통상 대주주인 염태순 회장의 아들 염상원씨가 대주주인 비상장사다. 에이션패션 역시 염 회장과 가나안이 함께 지분의 99.8%를 가진 비상장사다.

당초 염 회장 일가는 가족회사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 돈으로 소액주주가 가진 신성통상 지분 22.02%를 주당 2300원에 사들이려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공개매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공감대가 확산하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이들이 많았던 걸로 보인다.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강행한다면 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다. 자진 상장폐지 신청에 필요한 추가 지분 11.13%를 확보하기 위해 재차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이미 한차례 공개매수가 실패한 터라,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지 않는 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란, 회사가 다른 회사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완전자회사로 만들려는 회사 주주가 가진 주식을 자사 주식이나 현금과 바꾸는 걸 말한다. 상법상 양사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염 회장 일가의 양사 지분율은 이미 이런 요건을 만족하는 터라, 가족회사인 가나안이 상장사인 신성통상을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식으로 상장폐지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신성통상 쪽 관계자는 “아직 2차 공개매수에 나설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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