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찾아간 한동훈, 민주당 대표는 선출 이후…그럼 조국은?
취임 이틀 차를 맞이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신임 당대표 취임 직후 국회의장과 주요 정당 대표들을 찾아가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8월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가 선출된 이후 접견할 계획인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도 만날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마친 후 곧바로 우 의장을 찾아가 인사했다.
한 대표를 맞은 우 의장은 "압도적으로 국민의힘 당원들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을 봤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일 당시 국무위원으로 (한 대표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여당 대표와 국회의장으로서 만나 반갑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수락 연설을 하면서 '모든 것은 민심이 이긴다. 국민 눈높이 잘 맞춰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한 대표와) 민심을 중심으로 잘 맞춰서 해나갈 수 있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인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및 방통위법 개정안)을 두고 "22대 국회 들어서 (여야가) 계속 대립하고 부딪혀 왔기 때문에 그 매듭을 푸는 고리로써 방송법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는데 잘 안됐다"고 했다. 이어 "강대강 처리를 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우 의장은 정부·여당에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중단을 야당에는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와 방송4법 입법 잠정 중단을 각각 요청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불발됐다.
또 우 의장은 대내외적으로 경제 상황이 위기라고 전하면서 "국회라는 공간을 통해서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고, 민생과 민심을 잘 떠받드는 당정을 잘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우 의장이 예결위원장일 때) 보여주신 합리적인 정치력과 여야를 가리지 않았던 공정한 진행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고 의장님으로서도 대단히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집권여당 당대표가 됐는데 국민이 저를 선택한 이유는 첫째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더 반응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미래를 위해 더 유능한 정치를 하라는 것이며 셋째가 외연을 확장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한 명령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정치 전반에 대한 목표 지점이기도 하다"며 "의장님으로서 굉장히 어려운 정치 상황, 실망스러운 상황인데 이 점에 대한 실타래를 제가 받은 명령의 기준으로 잘 풀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한 대표와 동행한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비공개 면담에서 야당의 '한동훈특검법' 발의를 두고 우 의장을 향해 "어떻게 (한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특검을 내는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면서 우 의장은 "좀 과했다"며 수긍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우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이야기를 듣지 않아 여야 대치가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우의장은 '뭘 그리 야박하게 하느냐. 서로 여유롭게 해도 되는데'라고 말했다"고 했다.
우 의장과 비공개 면담을 마친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과) 여야가 합의 정신을 잘 지키는 협치를 해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고 그 취지는 동감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취임한 한 대표가 민주당 새 당대표로 유력한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도 만날지 주목된다. 그동안 당 대표들은 국회 관례상 취임 후 국회의장을 먼저 예방한 뒤 상대 당 대표들을 예방 형식으로 찾아갔다. 한 대표는 지난해 12월29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이 전 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에 "(두 대표를 만나는 건) 당연히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일정을 확정해놓거나 계획해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이 전 대표를 예방한 만큼 오는 8월1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선출되면 두 사람 간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조 대표와 만난 적은 없었다.
조 대표는 지난 20일 당 대표로 선출된 후 기자들을 만나 "한 대표가 만남을 제안하면 당연히 응할 것이다. (한 대표는 저와) 어떤 방식으로든 만날 수밖에 없다"며 "8월 15일 광복절 기념 공식행사에 나란히 앉을 것이다. 그분은 그분 대로 할 말이 있겠지만 저도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에 "아직 (국민의힘) 연락은 없다"며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후 만나기로 했다고 들었다. (조국혁신당이) 원내 제3당인데 만나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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