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같이 가자, 따라와"…침팬지, 인간처럼 ‘속사포’ 대화

문세영 기자 2024. 7. 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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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대화를 나누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는 동물이 있다.

과학자들은 침팬지가 빠른 속도로 손 동작을 이용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 마리의 침팬지가 손질을 요청하는 몸짓을 하면 다른 침팬지는 어느 부위를 손질받고 싶은지 묻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연구팀은 "우간다 침팬지들은 몸짓 교환 속도가 특히 느렸다"며 "덴마크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대화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점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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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는 사람처럼 빠른 속도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ndrej Prosicky/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간이 대화를 나누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는 동물이 있다. 과학자들은 침팬지가 빠른 속도로 손 동작을 이용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갈 바디히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심리·신경과학대 연구원 연구팀은 22일 국제학술지 ‘현대 생물학’에 침팬지는 말 대신 손 신호 등으로 사람처럼 의도가 담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침팬지들의 몸짓은 풍부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상당수는 “그만해”, “따라와”, “나한테 줘”, “같이 가자”, “손질해줘”와 같은 단순한 요청이다. 가령 우간다에 사는 모니카라는 침팬지는 우르수스라는 또 다른 침팬지에게 손을 뻗어 두드리는 행동을 보였다. 우르수스가 몸싸움을 했는데 이에 대한 안심을 시키기 위한 행동이었다. 

연구팀은 동아프리카에 사는 5개의 침팬지 공동체에 속하는 야생 침팬지 252마리에서 발견한 8500개 이상의 다양한 몸짓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이 연속적으로 7개의 몸짓을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각 몸짓에 반응하는 속도는 120밀리초(ms, 1000분의1초)로 빨랐다. 인간의 평균 대화 반응 속도인 0~200밀리초 범위 내였던 것이다.   

연구팀은 침팬지가 몸짓으로 대화를 자주 나눈다고 설명했다. 싸움 후 화해를 하거나 대립을 피하고 싶거나 음식을 나눠 먹거나 함께 이동하고 싶거나 인사를 하기 위해 몸짓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침팬지는 상대방의 몸에서 해충을 잡아주는 몸단장을 할 때 몸짓 대화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았다. 한 마리의 침팬지가 손질을 요청하는 몸짓을 하면 다른 침팬지는 어느 부위를 손질받고 싶은지 묻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다른 동물들도 의사소통을 하지만 침팬지와는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다른 동물들의 의사소통이 대체로 반사적인 반응이라면 침팬지는 사람처럼 의도를 갖고 빠른 속도로 의미를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인간이 공동체별로 문화적 차이를 보이듯 침팬지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 또한 확인됐다. 연구팀은 “우간다 침팬지들은 몸짓 교환 속도가 특히 느렸다”며 “덴마크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대화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점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인간과 침팬지가 공통적으로 빠르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유인원의 공유된 진화적 산물일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빠른 대화 속도가 가진 이점이 있어 유인원 사이에 이 같은 진화적 특성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돌고래, 박쥐, 하이에나 등 다른 종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doi.org/10.1016/j.cub.2024.06.009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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