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전기차 '캐즘' 충격 컸다…영업익 '반토막'

강민경 2024. 7.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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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57% 급감…캐즘·판가 영향
AMPC 제외 시 영업손실 2525억원
연간 매출 목표치 하향조정…전년비 20% ↓
/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2000억원대 영업손실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 등의 여파가 컸다.

EV 캐즘, 예상보다 길고 거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9.3%, 57.6% 감소한 규모다. 당기순손실도 23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해당 기간 AMPC 규모는 4478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AMPC를 제외했을 경우 영업손실은 2525억원에 달했다. 지난 1분기 사실상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부터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해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분기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 △3분기 2155억원 △4분기 2501억원 등 AMPC 혜택을 받아왔다. 이어 올해 1분기엔 AMPC 1889억원을 적용, 이를 제외했을 시 영업손실 규모가 316억원에 머문 바 있다.

리튬 등 주요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연동,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전방시장 수요 약세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낮춰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연간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목표치는 전년 대비 4~6% 성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AMPC 규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메탈가 하락 등으로 가이던스를 낮춰 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간 IRA 세액 공제 전망치는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조정에 따라 기존 45~50기가와트시(GWh)에서 30~35GWh 수준으로 하향조정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CFO)는 "제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수산화리튬이 킬로그램(㎏)당 2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14달러 아래로 형성되고 있다"며 "7월을 지나는 지금까지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배터리 가격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당초 올해 매출이 한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큰 폭의 출하 성장 둔화와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한다"고 설명했다. ESS에 거는 기대…'4680'도 받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녹록지 않은 경영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신제품 양산 가시화 △고객·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제품 가격 경쟁력 강화 등 주요 과제를 하반기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에너지저장장치(ESS)에 거는 기대가 크다. 북미 전력망 ESS 판매 확대에 따라 해당 부문 매출 확대가 전망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전기차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 각 생산거점별 캐파 가동률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동시에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집행하기로 했다. 고정비 부담을 완화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이 부사장은 "전기차 캐즘이 길어질 가능성에 따라 기존 공장의 유휴 라인을 다른 애플리케이션이나 신규 제품향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신규 설비투자(CAPEX)의 경우 당분간 전략적, 필수적인 투자에 한해서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간 공을 들인 '4680 배터리(지름 46mm·높이 80mm)'는 올 하반기 내 양산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노인학 LG에너지솔루션 소형전지기획관리 상무는 "내부적으로 4680 양산 일정을 앞당기려 했으나 정비와 고객사 일정 협의 등으로 당초 계획대로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다수 고객사와 다양한 46시리즈(지름 46mm 배터리) 공급을 협의 중이고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2026년 이후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크로 꼽히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선 변동성이 비교적 낮을 것으로 봤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중국 기업들의 진입 견제가 강화되면서 결국 이점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해외우려기업집단(FEOC) 규정이 강화될 경우 전기차 성장세 자체가 완화될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왔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최고전략책임자 전무는 "미국 정권이 교체될 경우 크게 전기차 성장성이 완화될 리스크가 커지는 반면 경쟁은 완화될 것이기에 복합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FEOC 규정은 행정명령을 통해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기에 IRA 보조금을 받는 모델이 축소하는 등 전기차 수요 성장세 완화에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AMPC의 경우 까다로운 행정 절차와 합의가 필요해 AMPC 수취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을 견제하려는 기조는 정당 불문 유지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진입이 어려워질 수록 미국 시장 내 당사 입지는 견고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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