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큐텐, 1% '역수수료' 전략으로 용산 총판업계 환심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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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피해가 업종을 불문하고 일파만파로 퍼지는 가운데 여행업계와 함께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지목되는 업계에 용산 전자상가에 밀집한 컴퓨터·부품 온라인 총판업계가 있다.
선인상가에서 컴퓨터 등의 온라인 총판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 업체 재무 구조로는 길게는 두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티몬·위메프 정산 주기를 맞출 수 없어 인터파크를 주력 유통 채널로 삼은 덕에 이번 사태에서 비켜갈 수 있었다"고 안도하면서 "5월부터 용산 전자상가에 흉흉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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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인들 "큐텐 인수 뒤 공격적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피해가 업종을 불문하고 일파만파로 퍼지는 가운데 여행업계와 함께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지목되는 업계에 용산 전자상가에 밀집한 컴퓨터·부품 온라인 총판업계가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이커머스 성장으로 컴퓨터와 주변부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일반화하면서 용산 전자상가에도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것보다 티몬·위메프 등 유통경로를 통해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고사양 컴퓨터, 그래픽 카드 등 제품 가격대가 수백만원대에 이르다 보니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미정산 피해 규모가 여행업계 못지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25일 오전 찾아간 컴퓨터·부품 온라인 총판업체 관계자들은 피해 여부를 묻는 기자의 취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알려진 온라인 총판업체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미수금 등 피해 사실에 대해 밝히기를 꺼리는 이유에 대해 주변 상인들은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는 말은 돌고 있지만, 문제가 공식화되면 온라인 주문 자체가 줄어 티몬·위메프 등을 통하지 않은 온라인 매출까지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용산전자상가연합회 관계자도 "아직 협회에 피해 사실이 접수되거나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태 추이를 숨죽여 주시하는 분위기 속에 이번 사태가 예견된 일이라는 이야기는 피해를 비껴간 업체들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티몬·위메프와 거래하지 않은 업체들은 큐텐이 이들 이커머스를 인수한 재작년부터 티몬·위메프 측이 용산 디지털 제품 총판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고 전했다.
선인상가에서 컴퓨터 등의 온라인 총판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 업체 재무 구조로는 길게는 두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티몬·위메프 정산 주기를 맞출 수 없어 인터파크를 주력 유통 채널로 삼은 덕에 이번 사태에서 비켜갈 수 있었다"고 안도하면서 "5월부터 용산 전자상가에 흉흉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티몬·위메프는 판매액 8%가량을 수수료로 가져간 뒤 9%를 쿠폰으로 지급하는 '역수수료' 방식으로 컴퓨터 총판업계의 '환심'을 살 수 있었다.
A씨는 "수수료를 내도 1%가 이익으로 돌아오니까 원가에 제품을 팔아도 남는 구조여서 재작년, 작년부터 티몬·위메프를 선택하는 곳들이 늘었고 이들 업체 제품이 '핫딜'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큐텐이 올해부터 상품을 한 번만 등록해도 티몬·위메프·인터파크 등 산하 이커머스 채널 모두를 통해 소개해주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업계엔 '당근책'으로 다가갔다고 한다.
네이버 당일배송 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해 큐텐이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총판업체들의 물류 배송 절차를 단순화하겠다고 홍보한 점도 솔깃한 이야기였다는 후문이다.
A씨는 "큐텐이 글로벌 유통업체라고 알고 있었고, 여기에 티몬·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 인수 사실까지 알려지며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5월부터 정산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고 이달 들어 미수금 피해가 본격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의 컴퓨터·부품 온라인 총판업체 관계자들은 이달 들어 온라인 판매업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등에 올라오는 미정산 피해 글을 공유하면서 정산 지연 사태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다른 총판업체 직원 B씨도 "우리 회사는 피해가 없지만 '누가 피해를 크게 봤다' 등의 이야기가 돌며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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