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에도 '年 2.5% 성장' 자신한 한은…내수 회복은 언제쯤

김주현 기자, 세종=박광범 기자 2024. 7. 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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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 한국은행 올해 상·하반기 GDP 성장률 전망치/그래픽=이지혜


올해 2분기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0.2%) 성장했다. 수출은 늘었지만 우려대로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번 역성장을 두고 수출 경기가 악화됐다거나 경기가 꺾였다고 평가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 예상치를 두 배 수준으로 웃돌았던 지난 1분기(1.3%) '깜짝 성장'의 기저효과가 컸다는 이유에서다. 하반기에도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겠고 내수도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전망치(2.5%)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양호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되면서 내수도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다. 반기별로 쪼개보면 상반기 2.9%, 하반기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상반기 성장률은 2.8%를 기록했다. 전망보다는 소폭 낮은 수치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인규 지출국민소득팀장(왼쪽부터),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강창구 국민소득총괄팀장, 하남영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연간 성장률 목표치 달성의 핵심은 내수 회복이다. 2분기 GDP에서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의류 등) 부진으로 0.2% 감소했다. 건설투자(-1.1%)와 설비투자(-2.1%)에서도 성장이 꺾였다.

내수 기여도는 -0.1%포인트(p)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0.7%p)와 비교해도 내수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1분기에는 스마트폰 신제품 조기 출시 효과와 온화한 날씨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반짝 반등했다. 2분기에는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당초 부진했던 민간소비·건설투자 등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한은은 하반기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내수 회복을 짓눌렀던 고물가·고금리 요인이 점차 완화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다만 물가가 최근 흐름대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년4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물가가 안정되면 소비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민간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물가다. 하반기 정책금리 인하 기대도 내수 회복에는 희소식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경제 주체들이 저축보다는 소비를 늘릴 유인이 생긴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 개선 요인 중에는 물가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크다"며 "내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보긴 어렵지만 민간 부문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수치가 개선된다고해서 즉각적으로 국민들의 체감 경기가 개선되긴 어렵다"며 "더 시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내수 부진을 떨쳐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지원을 강화한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화상회의로 1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기재부가 정책적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공공부문 15조원 추가 투·융자 등 건설투자 보강과제를 신속 추진하고 건설업 고용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8월 중 발표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정부 지원에도 건설투자는 하반기까지도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온화한 날씨 덕에 '반짝 성장'을 보였지만, 큰 흐름에서 건설경기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거용 주택 매매량이 늘면서 상반기 건설투자 성장률이 전망치보다는 높게 나왔지만 연간 전망치를 상향할 정도로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순수출 기여도(-0.1%p)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 수출 전망에 큰 영향은 없다고 봤다. 신 국장은 "수출은 계속 좋은 흐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증가율 자체는 낮아질 수 있다"며 "그렇지만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넘어설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순수출 기여도는 플러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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