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종합] '반도체 슈퍼사이클' 올라탄 SK하이닉스…영업익 5조 돌파
"올해 HBM 매출 300% 이상 성장 예상"…"HBM4 내년 하반기부터 출하"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반도체 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발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6년 만에 5조원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양산과 차세대 HBM4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 4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3%, 순이익은 4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 8110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 3분기(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에 5조 원대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1분기 대비 매출이 32% 증가했다"며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 "HBM 매출, 전년 대비 300% 이상 성장 예상"
세부적으로 보면 D램에서는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본격화한 HBM3E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산업의 수요가 계속 예상치를 웃돌며 성장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HBM 생산능력(CAPA)를 2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HBM이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전방 시장 상황과 공급망 내 공급 여력을 확인해서 신중하게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생산능력 대부분이 고객과 협의가 완료됐다"며 "이를 기준으로 볼 때 HBM 출하량은 올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분기에 수요가 본격화된 HBM3E 출하를 크게 확대했고, 3분기에는 HBM3E 출하량이 HBM3를 크게 넘어서며 HBM3E는 올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한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HBM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HBM3E 12단 제품은 이미 주요 고객에 샘플로 제공했고, 계획대로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며 "4분기에는 고객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SK하이닉스는 HBM2E부터 HBM3E 12단 제품까지 모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HBM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의 수율 안정성 확보도 자신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E 12단 제품 수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중 12단 제품의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단에 비해 12단 제품의 기술 난도가 높긴 하지만, 이미 HBM3 12단 제품 양산 경험이 있고, HBM3E 8단 제품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HBM3E 8단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했고, 램프업(가동률 증가)도 진행되고 있어 12단 제품의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BM4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는 내년 하반기 12단 제품부터 출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HBM4 16단 제품은 2026년부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대비해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키징 방식은 어드밴스드 MR-MUF와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 모두 검토 중"으로 "고객에게 가장 최적화된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SK하이닉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용량 256GB 서버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DDR5 분야에서도 하반기에 32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을 출시해 경쟁우위를 지켜간다는 방침이다. MCRDIMM(Multiplexer Combined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은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으로,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Rank) 2개가 동시 작동되어 속도가 향상된 제품이다.
◇ "올해 eSSD 매출, 전년 대비 4배 성장 전망"
낸드는 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다. 특히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eSSD 매출 성장세가 가속화하며 올해 연간 eSSD 매출액이 작년 보대 4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낸드(NAND) 플래시 사업에서 제품 믹스와 라인업 강화에 더 집중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수요가 증가하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부 낸드 팹(Fab)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eSSD 수요 성장과 함께 2분기 eSSD 매출액이 전 분기보다 50%가량 증가했다"며 "연간 eSSD 매출액은 작년에 비해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공급 가능한 60테라바이트(TB) 제품으로 하반기 낸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년 초에는 128TB eSSD도 출시해 초고용량 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6월 개발한 고성능·저전력 PCIe 젠(Gen)5 클라이드 SSD(cSSD) 제품으로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AI) 시장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AI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용 서버 등 낸드 수요가 크게 증가면서 낸드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일반 서버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늘고 있고, 그동안 D램에 국한됐던 수요가 낸드 저장장치 수요로 확산하며 고용량 eSSD 수요가 연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서버의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저전력 저장장치 제품에 대한 선호는 갈수록 커질 것이고, 이런 성장세에 맞춰 다양한 eSSD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는 현재 업계에서 유일한 QLC 기반 60테라바이트(TB) eSSD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품질에서도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내년 초 128TB, 이후 256TB 제품을 선보이며 고용량 제품의 리더십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eSSD 매출 비중은 낸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성장성 높은 eSSD 시장에서 '탑(Top) 2 플레이어'로써 위상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On-Device) AI를 지원하는 새로운 PC와 모바일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며 여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완연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 "올해 생산능력(CAPA) 2배 증설…고객 수요와 수익성 기반 투자 기조 유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 전 착공한 청주 M15X를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CAPEX)가 연초 계획보다 증가할 수 있으나, 고객 수요와 수익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투자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를 영업현금흐름 범위 내에서 효율성 있게 집행함으로써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 하에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회사는 1분기 대비 4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기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 투자 확대에 따른 시장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산업은 과거 소품종 대량 생산 구조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며 "제품이 다양하게 늘어나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장기간 공급하는 주문형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HBM은 다이사이즈 패널티와 낮은 생산성을 고려하면 투자가 증가해도 비트 증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생산 제약은 HBM 세대가 업그레이드될수록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AI 산업 내 경쟁 심화로 HBM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공급사의 생산능력 확대에도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은 1년 이상 고객향 물량에 기반해 투자를 결정하고 있어 HBM 투자 증가는 곧 제품 주문량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며 "SK하이닉스는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또 고객 수요가 확실한 제품 중심의 투자를 집행해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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