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5위, 또 다시 시작된 ‘여름 데자뷔’···마법사 군단 KT의 ‘여름 마법’이 또 시작됐다

윤은용 기자 2024. 7. 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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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가 6월27일 SSG전에서 3점 홈런을 친 뒤 득점, 2번 타자 강백호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여름만 되면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올해는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던 KT의 가을야구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KT는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와 홈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1-1로 팽팽하던 7회초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7회말 공격에서 장성우의 역전 적시타를 포함해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KT는 이 승리로 46승2무47패가 돼 5할 승률에 1승만을 남겼다. 순위도 SSG와 공동 5위가 되며 마침내 가을야구를 사정권에 두게 됐다. KT가 5위 이상 순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름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 달리기 시작하는 KT가 올해도 그 ‘법칙’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KT는 2020년 시즌 첫 11경기에서 2승9패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후 무섭게 달리기 시작해 2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2021년에도 첫 7경기 2승5패로 주춤했으나 무서운 뒷심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을 밟았고, 2022년에는 첫 11경기 2승9패 열세를 딛고 4위로 시즌을 마무리,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5월까지 16승2무29패, 승률 0.356으로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뒤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거뒀다.

KT 우규민이 10일 수원 두산전 10회초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의 무서운 뒷심은 ‘화끈한 여름나기’로 설명할 수 있다.

2020년에는 7~8월 성적이 28승1무16패, 승률 0.636로 가장 높았고, 2021년에도 14승1무10패, 승률 0.583로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2년 28승12패, 승률 0.700으로 2위였고, 지난해에는 32승10패, 승률 0.762의 엄청난 기세로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올해도 KT는 6월 한 때 9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올해는 전력의 근간이었던 마운드에서 큰 문제가 발생해 순위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고영표, 소형준 등 주축 선발투수들의 부상, 불펜 투수들의 부진은 천하의 이강철 감독이라도 어쩔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이 되면서 KT는 거짓말처럼 다시 살아나고 있다. 7월 13경기에서 10승3패로 승률이 무려 0.769나 된다. 오직 선두 KIA(14승2패·0.875)만이 7월에 KT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KT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6월27일부터 따지면 13승1무3패, 승률 0.813으로 같은 기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고영표가 부진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엄상백과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진의 무게를 잡아주고 있고, 부진한 불펜에서는 베테랑 우규민이 7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에 구원승으로 2승을 따내는 등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7월 타율 0.415로 불타오르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각각 타율 0.341, 타율 0.333으로 분전하고 있는 베테랑 김상수, 장성우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제 KT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KT는 현재 승차없이 3~4위를 구성하는 삼성, 두산에 3경기차로 접근했다. 아직 경기가 49경기나 남은 시점에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차이다. 마침 KT는 26일부터 대구에서 삼성과 원정 3연전에 돌입한다. 이 3연전 승부처에 따라 후반기 상위권 순위싸움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KT의 ‘마법’이 다시 시작됐다.

24일 수원 SSG전에서 역전 적시타를 치는 KT 장성우. 수원 | 연합뉴스



한화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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