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쏴보니…한국 양궁 강한 이유 알겠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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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들고 과녁을 겨냥하자,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는데도 화면 한쪽에 심박수가 나타났다.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은 선수별로 모두 달라 맞춤 제작이 어려운데,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3D 스캐너와 프린팅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달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도 양궁 대표팀을 위해 활 장력 조절 기계 등 첨단 장비를 지원했다"며 "선수들이 착용하는 모자에도 자동차 선루프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이 적용됐을 정도로 많은 기술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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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로봇·AI비전 등 첨단 기술 적용
직접 화살 쏴보며 양궁 경험 체험 가능
현대차 첨단 기술로 韓양궁 지원 지속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활을 들고 과녁을 겨냥하자,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는데도 화면 한쪽에 심박수가 나타났다. 처음 사대(射臺)에 서본 탓인지 맥박이 빨리 뛰었지만, 차분히 집중하자 심박수가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활시위를 당기는 동안 실시간으로 자세를 확인할 수 있는 화면도 나왔다. 머리 위와 정면 두 개 각도에서 촬영된 피드백 영상을 여러 모니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자세 교정에 효과적이었다.
25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체험한 양궁 기술은 우리나라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만든 첨단 기술의 집약체였다. 실제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이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와 기술로 현대차그룹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개발했다.
심박수 측정 기기의 경우 인공지능(AI) 비전 기술이 적용됐다. 카메라가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하는 장비로, 활시위를 당기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슈팅 자세를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영상 촬영은 훈련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용 원거리 고배율 카메라를 사용한다. 선수들은 이 장비를 통해 초 단위로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간차를 5초 전으로 설정하면, 화살을 쏜 뒤 화면을 통해 5초 전 시점부터 화살을 쏜 후까지 자세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속도도 최대 0.125배속으로 천천히 조절할 수 있어 정밀한 자세 분석이 가능하다.
맞춤형 그립도 우리 양궁 선수의 경기력을 높이는 비밀무기 중 하나다.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은 선수별로 모두 달라 맞춤 제작이 어려운데,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3D 스캐너와 프린팅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3D 프린터로 미세한 흠집까지 재현한 맞춤 그립을 제공해 선수가 일일이 그립을 맞춰야 하는 불편을 해소했다. 그립 재질도 알루마이드, PA12 등 신소재를 활용해 선수가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3주간 현대 모터 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리는 '더 패스 오브 아처(The path of an archer)_모빌리티 기술과 양궁의 만남' 행사에 참여하면 일반인들도 첨단 기술이 접목된 양궁 훈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차그룹이 양궁 발전을 위해 개발한 다양한 장비들도 전시된다. 선수들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력 향상을 돕는 '슈팅로봇',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슈팅머신' 등의 실물을 살펴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달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도 양궁 대표팀을 위해 활 장력 조절 기계 등 첨단 장비를 지원했다"며 "선수들이 착용하는 모자에도 자동차 선루프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이 적용됐을 정도로 많은 기술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만난 현대제철 양궁단 소속 오진혁 선수는 "다른 나라도 우리 대표팀이 사용하는 기술을 따라 하고 있지만, 소재 등의 부분에서 저희가 월등하게 좋다"며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도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 잘 알고, 지원해 주고 있어 선수들에게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국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 후원 기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기술을 활용해 실제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훈련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2016년 국제대회부터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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