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인이 비밀유지서약서 못쓰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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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조사 시작에 앞서 조사 대상자들에게 비밀유지 의무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에 따라 비밀유지서약서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법문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및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에게 발생하는 비밀누설 금지의무는 '피해 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해서'라는 단서(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를 달고 있기 때문에 피해 근로자 등이 자신의 피해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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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일 노무법인의 '직장내 괴롭힘 AtoZ'
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조사 시작에 앞서 조사 대상자들에게 비밀유지 의무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에 따라 비밀유지서약서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간혹 ‘신고인에게는 비밀유지 의무가 없다“고 하면서 서약을 거부하는 신고인이 있기도 합니다. 또는 피신고인이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비밀유지 의무가 있다는데, 신고인이 자신이 괴롭힘으로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비밀유지 의무 위반이 아니냐”라고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문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및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에게 발생하는 비밀누설 금지의무는 '피해 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해서'라는 단서(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를 달고 있기 때문에 피해 근로자 등이 자신의 피해에 대하여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비밀의 대상이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이라고 할 경우 피해 근로자 등 역시 자신의 피해 사실 외에 새롭게 알게 된 내용 등에 대하여 제3자에게 전달하는 경우에는 비밀누설 금지 조항의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습니다.
#신고인도 타인의 비밀 누설하면 법위반
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한 사항과 비밀로 지키고 유지할 이익이 있는 사항으로 비공지성과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상에서의 '타인의 비밀'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해석한 판례(대법원 2005도7309 등)가 있습니다. 비밀을 알지 못하는 제3자에게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말하는 것은 물론이며, 비밀을 알지 못하는 제3자가 비밀이 기재된 서류를 열람하는 것을 묵인하는 부작위에 의한 경우도 누설로 볼 수 있으므로 신고인이라 하여 비밀유지 의무에 대하여 완전하게 예외인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비밀누설금지조항의 취지는 개인의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을 엄격하게 지킴으로써 사업장 내 2차 피해를 예방하려는 것입니다. 비밀이 신고서에 기재되었는지를 불문하고 피해 근로자 등의 동의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자의 신고 내용이 제공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고인에게 비밀유지서약서를 받을 때에는 해당 조항의 취지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여 오해가 없도록 하고, 다만 신고인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고충에 대하여 타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근로기준법 제76조 제7항의 보호 법익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발설하는 경우 타법의 보호 법익에 근거하여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이해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비밀누설 감독 의무는 없어
한편, 회사에서는 비밀누설 금지 의무와 함께 '조사 참여자 등이 비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감독할 의무'가 있는지가 중요한 관심의 영역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행정해석(법제처 23-0706)에 따르면, "사용자가 조사 참여자로 하여금 비밀누설 금지 의무를 준수하도록 감독할 의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사용자’ 본인이 ‘조사 참여자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비밀누설 금지 의무를 지는 것 외에 같은 항 본문에 따라 ‘사용자’에게 ‘다른 조사 참여자의 비밀누설 금지 의무 준수를 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항의 과태료 처분 조항 역시 제76조의 3 제7항을 위반한 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밀누설 금지 의무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의 조사 과정에서 비밀을 알 수 있는 사람(조사 참여자)으로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이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 해당 규정을 '사용자'에게 ‘조사 참여자가 비밀누설 금지 의무를 준수하는지를 감독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괴롭힘(성적 괴롭힘 포함) 고충에 대한 내용과 피해자의 신상, 평판 등이 소문이 나는 경우 피해자에게는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함은 물론 괴롭힘 고충 사건의 재발을 막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사건 처리에 큰 방해 요소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시행할 때 타인의 고통이 가십거리로 전락하여 부정적으로 유통되는 것을 막고, 괴롭힘 피해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하여 괴롭힘 고충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하여 구성원들 모두에게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한 회사가 스스로 구성원들이 비밀누설을 하는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규율의 원칙을 세우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분쟁해결의 자율 원칙에 비추어 충분히 가능한 일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재발방지를 위하여 세부적인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박윤진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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