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못받은 네타냐후… 펠로시 “외국정상 연설중 최악”

박상훈 기자 2024. 7. 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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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지속을 고집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우리의 적은 미국의 적이며 우리의 싸움은 여러분의 싸움"이라며 동맹국 미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하지만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60여 명이 연설에 불참하고, 참석한 민주당 의원 일부는 네타냐후 총리 연설 동안 '전쟁 범죄'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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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의회 연설서 분위기 냉랭
네타냐후 “우리 적은 미국의 적”
가자전쟁 지속 의지… 지원 촉구
민주, 해리스 등 60명 참석 안해
의사당 밖선 수천명 반전 시위도
베냐민 네타냐후(아랫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마이크 존슨(윗줄 왼쪽·공화당) 하원의장과 벤 카딘(〃오른쪽·민주당) 상원의원의 박수를 받으며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가자 전쟁 지속을 고집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우리의 적은 미국의 적이며 우리의 싸움은 여러분의 싸움”이라며 동맹국 미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하지만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60여 명이 연설에 불참하고, 참석한 민주당 의원 일부는 네타냐후 총리 연설 동안 ‘전쟁 범죄’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또 의사당 밖에서는 반전 시위대 수천 명이 항의시위를 벌이다 일부는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워싱턴DC 의사당에서 가진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고 정의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할 때 우리는 이기고, 그들은 패배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적은 미국의 적이며 우리의 싸움은 여러분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신속한 군사 지원은 가자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도록 할 것이며 확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구(무기)를 빨리 주면 우리는 일을 더 빨리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기울여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재임 중) 이스라엘을 위해 한 모든 일에 감사한다”고 말해 11월 대선을 의식해 ‘양다리’를 걸치는 모습도 보였다.

연설 도중 박수와 환호를 보낸 공화당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대거 불참하고 침묵을 지켰다. AP통신에 따르면 60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불참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자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을 이용한다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설에 불참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미 의회에서 연설할 수 있는 영예를 얻었던 외국 정상들의 연설 중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학살 멈춰라”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인근에서 수천 명의 반전 시위대가 2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집단학살을 멈춰라’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미국의 지원을 끊어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휴전을 촉구했다. 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의사당 밖에서는 수천 명의 반전 시위대가 네타냐후 총리를 ‘전범’ ‘사타냐후(사탄+네타냐후)’ 등으로 부르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체포와 무기 지원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일부 시위대가 의사당 접근을 막는 통제선을 침범하면서 경찰이 진압용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경고 명령을 무시한 일부를 체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이날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타결이 가능하다고 믿을 만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5일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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