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장인의 이름’…성균관 대성전에서 발견

장상민 기자 2024. 7. 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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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를 비롯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성균관 대성전 지붕에서 지금으로부터 422 년 전 건축 공사 과정을 기록한 흔적이 최초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내 대성전의 지붕을 보수하던 중 1602년에 기록된 상량묵서(墨書·먹물로 쓴 글씨)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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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대성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공자를 비롯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성균관 대성전 지붕에서 지금으로부터 422 년 전 건축 공사 과정을 기록한 흔적이 최초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내 대성전의 지붕을 보수하던 중 1602년에 기록된 상량묵서(墨書·먹물로 쓴 글씨)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상량은 목조 건축물에서 종도리를 올려놓는 건축 단계를 뜻한다. 종도리는 서까래 밑에 가로로 길게 놓이는 도리 부재 가운데 제일 높은 곳에 두는 목재를 의미한다. 따라서 상량은 서까래를 걸기 전 마지막으로 필요한 구조물인 종도리를 올리는 단계이므로 건물의 골격 공사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다수의 기록을 통해 상량을 할 때에는 별도 의식을 치루고 날짜, 이력, 과정 등을 종도리에 직접 써두거나 종이에 쓴 상량문을 넣어 밀봉하기도 했다고 알려진다.

성균관 대성전에서 발견된 상량묵서. 국가유산청 제공

대성전 지붕에서 발견된 상량묵서는 지붕의 중앙 칸 종도리 하부에 적혀 있었다. 기다란 목재 위에 ‘만력 이십구년시월이십육일(1602년 10월 26일) 상량목수편수 김순억 김몽송 강향’이라는 묵서가 남아 있다. 상량 날짜와 목수 이름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869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대성전을 수리 공사했으나 상량 묵서가 발견됐다는 기록은 없다. 기존 자료 등을 볼 때 상량 묵서가 발견된 건 처음일 듯 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발견된 묵서에 관해 "추후 연구·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407년 재건된 대성전이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해 전소됐고, 선조(재위 1567∼1608)대인 1602년 7월에 중건 공사를 끝냈다고 기록돼 있다. 묵서에 남아있는 날짜는 이로부터 3개월 정도 차이가 있는 셈이다. 또한 당대 주요한 건축 공사인 대성전 공사를 맡은 장인이라면 당대에도 인정받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은 점도 검토할 부분이다.

해체된 성균관 대성전 지붕 윗쪽에서 발견된 빛 바랜 옛 단청. 국가유산청 제공

한편 대성전의 내부 천장에서는 옛 단청도 새로 확인됐다. 지붕 내부를 해체하면서 드러난 단청은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시기 이전에 시공된 것으로 추정돼 향후 단청 기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1704년 대성전에 사는 박쥐로 인해 건물 내부가 더러워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붕 밑을 평평하게 만들어 장식하는 공간인 ‘반자’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대성전 보수 공사는 2025년 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종로구청은 올해 12월까지 매주 목요일에 수리 현장 중점 공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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