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2% '역성장'…한은 "그래도 연간 2.5% 간다"(종합2보)
시장 전망치(-0.1~0.1%) 하회…내수 뒷걸음질
1분기 '깜짝 성장' 기저효과… "연간 성장률 2.5% 예상"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우리나라의 지난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를 기록하며 2023년 1분기부터 이어온 분기별 플러스 성장률이 깨졌다. 1분기 깜짝 성장(1.3%)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수출 증가에도 수입이 늘고, 내수가 뒷걸음질쳤다.
다만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체로는 2.8% 성장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양호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고물가 완화에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 2.5%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기업 투자 축소 악순환으로 내수 반등이 쉽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집값 폭등과 가계부채 급증도 소비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
성장률, 6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
분기별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5%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분기 0.4%로 반등했다. 이후 지난해 4분기(0.5)로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올해 1분기에는 1.3%로 깜짝 성장했다.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9% 증가했지만,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민간소비는 교육 증가에도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소비 부진에 0.2%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1%, 2.1% 줄었다.
이 결과 성장률에 대한 민간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분기(1.2%포인트)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기여도는 0.1%포인트에서 0.0%포인트로 낮아졌다. 순수출 기여도는 0.8%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내수는 0.5%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모두 마이너스 전환했다.
"기저효과 크게 작용"…상반기 전체로는 2.8% 성장
그러면서 한은 조사국이 5월 경제전망 당시 내놓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 2.5% 달성을 자신했다. 그는 "상반기 2.8% 성장은 5월 전망 2.9%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전망대로 하반기 2.2% 성장하면 산술적으로 연간 2.5% 성장이 가능해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 전체 기준 전년동기대비 2.8% 성장해 2022년 상반기(3.2%)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 하반기 2.2%를 기록한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1.0%, 하반기에는 1.7%로 집계됐다.
신 국장은 "하반기에는 내수를 제약했던 고물가와 고금리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수 중에서는 건설 투자 부진이 예상되지만, 설비투자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IT 수출 증가세에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투자 여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우에 따른 물가 리스크…가계부채 급증도 소비 제약 요소
한은이 내수 회복 근거로 제시한 물가는 반등 경계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4%까지 내려왔지만, 최근 폭우에 따른 농산물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기상 이변으로 7월 물가의 일시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집값 반등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도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16주 오르면 5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3415억원 늘며 2021년 7월(6조2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의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기 시행에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더해지면 그대로 집값과 가계부채를 밀어 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의 7월 집값 전망은 이미 32개월만에 최고치로 차오른 상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기저효과 영향이 컸지만,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연간 성장율은 2% 중반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장기화에 자영업자 부담이 늘고, 소비 여력이 줄면서 기업들의 투자 유인도 축소된만큼 내수 침체가 예상된다"고 봤다.
한편, 2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성태윤 대통령실 실장이 한 방송에 출연해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송언석·윤상현 국민의 힘 의원이 내수 부진을 이유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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