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이 왜 거기서…브라질 연안 상어들에서 마약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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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연안에 사는 야생 상어 13마리 사체에서 마약인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등 외신들은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 연구진이 리우데자네이루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잡은 '브라질 뾰족코상어' 13마리 사체를 부검한 결과, 상어의 간과 근육에서 코카인과 코카인 대사 산물인 '벤조일엑고닌'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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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상어 13마리 부검…코카인 검출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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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연안에 사는 야생 상어 13마리 사체에서 마약인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카인을 사용한 사람들이 배출한 생활하수와 불법 제조된 코카인이 바다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바다에 사는 상어에서 마약 성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등 외신들은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 연구진이 리우데자네이루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잡은 ‘브라질 뾰족코상어’ 13마리 사체를 부검한 결과, 상어의 간과 근육에서 코카인과 코카인 대사 산물인 ‘벤조일엑고닌’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종합 환경 과학’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브라질 뾰족코상어가 몸집이 작고 오염 물질에 쉽게 노출되는 연안에서 평생을 살기 때문에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구진 분석 결과를 보면, 특히 상어의 근육에서 간에 견줘 3배 이상의 코카인과 코카인 대사 산물이 검출됐는데 암컷이 수컷에 견줘 농도가 더 높았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이자 생태 독성학자인 엔리코 멘데스 사지오로 박사는 “코카인을 사용한 사람들이 배출한 생활 하수와 불법으로 제조한 코카인이 바다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엔엔에 말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코카인 사용자의 22%가 남아메리카에 살고 있으며, 상어들이 잡힌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에서 두번째로 코카인 소비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코카인 소비 증가와 열악한 하수 처리 시스템이 코카인의 유입 경로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영국 가디언은 강이나 바다, 하수에 사는 수생 생물에서 미량의 마약이 검출된 적은 있다면서도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사례에 견줘 마약 성분 농도가 100배 이상 높았다고 전했다. 5월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은 상파울루시 산투스 만에서 사는 홍합, 굴, 장어에서 코카인을 비롯한 여러 독성 물질을 검출한 바 있다. 2019년 영국 런던에서도 민물새우에서 불법 약물, 의약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적이 있고, 2018년 미국 워싱턴주 북서쪽 해안에 사는 홍합에서는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 성분을 발견되기도 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의 레이철 앤 하우저 데이비스 연구원은 코카인이 상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선행 연구에서 이러한 화학 약품이 물고기나 홍합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카인이 상어의 생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코카인이 검출된 다른 동물들로부터 과잉 활동과 불규칙한 행동을 관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상어의 먹이가 되는 어류, 갑각류 등 다른 해양 동물도 코카인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연구진은 브라질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상어를 고기로 섭취하기 때문에 코카인 잔류물이 인간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사지오로 박사는 “‘코카인 상어’가 인간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며 “향후 인체에 대한 영향을 연구 주제로 삼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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