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선 적중률 96%로 급상승…"영공 침범 행위" 우려도(종합)
합참 "낙하 후 수거 원칙 유지"…위해물질이라면 '속수무책'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의 10차 대남 쓰레기 풍선 500여 개 중 480여 개가 우리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 내 유효 낙하율은 무려 96%로, 10차례의 살포 중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남한으로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 중 우리 측 지역에 떨어진 480여 개는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집중됐다.
현재까지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한 북한 오물·쓰레기 풍선의 남한 내 유효 낙하율은 △1차 57.7% △2차 12.5%△3차 24.2%(1~3차는 특정 시간대 집계 기준으로 최종 집계는 아님) △5차 28.6% △6차 40% △7차 38.8% △8차 20% △9차 48% 등이다. 4차 살포 때는 낙하 개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남한 내 유효 낙하율이 50%를 넘은 건 1차 때가 유일했다. 3차 땐 북한이 남한으로 날려 보낸 풍선이 북한 지역이나 동해로 날아간 것도 우리 군에 식별됐다. 당시 군 당국은 우리 군의 관측범위를 벗어난 뒤 산과 바다에 떨어진 것도 다수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의 오물 풍선이 "효율이 좋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풍선 도발을 거듭하면서 북한은 남한 내 요휴 낙하율을 높이기 위해 풍선에 타이머와 기폭장치를 부착하는 비율을 늘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급기야 10차 살포 땐 대부분의 풍선이 남한 지역에 떨어졌다. 특히, 일부 풍선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실 경내로 낙하했다.
지난달 초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구청, 이태원역 인근 상점 등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 북한의 풍선이 떨어진 적은 있지만 경내에서 낙하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는 국회와 주한미군기지에도 떨어졌다.
북한의 풍선 살포가 지속되는 의도와 관련해 이제 우리 측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향후 풍선의 '무기 전용'시 원하는 지역에 정확히 낙하시키기 위해 데이터를 쌓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5차 살포 때부턴 우리 국민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는 오물이 아닌 사각형 모양의 빈 종이가 담긴 풍선을 주로 살포하고 있다. 또 북풍이 아닌 서풍 때도 풍선을 살포하고 있어 바람의 방향에 따라 풍선의 살포 방식이나 지점에도 변화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그동안 축적해 온 풍선 부양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사시 생화학물질을 담은 풍선을 남한의 원하는 곳으로 날려 보낸다면 우리 군과 국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약에 위험한 물질이 들어있다면 그것은 우리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것"이라면서도, 헬기를 이용한 격추·수거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낙하 후 수거'란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대응은 없다고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 인근 방공부대에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배치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지금과 같은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 △북한의 대남 풍선 살포 비용 증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따른 북한군 심리적 동요 △북한의 청취 방해 목적 대남 소음 방출로 인한 북한군 스트레스 등으로 북한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한 내 유효 낙하율이 90%를 넘었다. 이젠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한 반발로 풍선을 날려 보내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공격하기 위한 행위로 봐야 한다. 완전히 다른 국면이 된 것"이라며 "우리 영공에 대한 침범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이 상황까지 왔는데 풍선에 위해물질이 없다며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건 안일하다"라며 "북한이 풍선에 타이머뿐만 아니라 GPS 장치도 결합할 수 있다. 보다 정밀하게 낙하시키기 위한 장치들을 탑재해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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