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서 삼겹살 샀는데 사탕 한 알이"…판매자 "정산 받으면 재출고"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오고 있다. 환불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판매자가 정산 지연을 이유로 주문한 물품 대신 엉뚱한 상품을 보내는 사례가 나왔다.

지난 2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겹살 주문했는데 청포도 사탕이 옴'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글에는 위메프에 등록된 업체를 통해 구이용 냉장 삼겹살 1㎏을 주문했는데 판매자가 청포도 사탕을 보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삼겹살이 담겨있어야 할 택배 상자 안에는 청포도 사탕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위메프 자금 상황 때문에 저희와 같은 판매자가 정산을 못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주문한 상품을 보내드리는 게 아닌 다른 상품을 보내드렸다"며 "위메프에서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주문하신 상품으로 다시 출고를 도와드릴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취소 처리를 원하시는 경우 취소 접수해 주시면 빠른 취소 처리를 도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상품 문의에는 분노한 소비자들 불만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들은 "삼겹살 2㎏을 시켰는데 청포도 사탕 하나가 왔다", "너무 어이없다. 이거 사기 아니냐", "취소 문의를 남겼는데도 멋대로 배송 보내더니 청포도 사탕만 왔다" 등 글이 이어졌다.

정산 지연 사태는 지난달 큐텐 해외 판매 정산금이 미지급되면서 시작됐다. 이달 초 위메프에서 입점 점주 500여명에게 5월 판매분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결제 전산 시스템' 문제라고 해명하며 보상안과 새로운 정산 일정을 내놨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티몬에서도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이어졌고, 대형 유통사들과 판매자들은 티몬·위메프 등에서 줄지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들도 티몬과 위메프의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 요청이 몰리자 취소 기능 자체를 정지해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가장 타격이 큰 여행업종에서만 1000억원대, 전체 규모로는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