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2.33% 폭락한 테슬라···2분기 실적 얼마나 엉망이길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저조한 2분기 실적과 로보택시 일정 연기 발표로 12% 이상 폭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2.33% 내린 215.99달러에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214.71달러(-12.85%)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33% 감소
전날 테슬라는 올해 2분기 매출이 255억달러(약 35조355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247억7000만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3% 줄어든 16억500만달러(약 2조2253억원)를 기록했다. 테슬라 영업이익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6.3%로 지난해 같은 기간(9.6%)보다 3.3%포인트 낮아졌다.
사업 부문 가운데 자동차 매출은 198억7800만달러(약 27조5608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테슬라는 수익성이 줄어든 요인으로 가격 인하와 판촉을 위한 금융 혜택 제공 등에 따른 차량 평균 단가 하락, 구조조정 비용,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로보택시 일정 공개도 10월로
부진한 실적에다 로보택시 공개 일정 연기 발표가 주가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로보택시 공개를 두 달 정도 연기한다”며 “공개 시기는 오는 10월10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4월 초 엑스(X·옛 트위터)에 로보택시 공개 일정을 ‘8월8일’로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로보택시 공개가 10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나왔고, 이후 머스크는 일정 연기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를 출시해 처음으로 승객을 태우는 시점이 언제쯤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그것을 내년에 할 수 없다면 나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동차 분야에서 자율주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자율주행 기술로 작동하는 거대한 차량들을 대량 생산하게 되면 테슬라의 가치가 5조달러(약 6932조5000억원)라는 미친 숫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랠 만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전망은 밝히지 않았다.
■시총 134조원 줄어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22일 138.80달러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날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된 로보택시 사업 계획 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74% 올라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면서 시총에서 약 969억달러(약 133조7000억원)가 빠져 6888억달러(약 950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 뉴스트리트 리서치 등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월가는 단기적으로 테슬라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강력한 촉매제가 없다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선행 주가수익비율 8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다른 자동차업체나 대형 기술주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향후 공개될 로보택시 역시 현재 주가에 내재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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