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사이즈 적어라" 여전한 채용 갑질 백태 [아카이브]
채용절차법 지도ㆍ점검 결과
직무와 무관한 정보들 요구
불합격자에겐 고지도 안 해
의무이행 위한 제도개선 필요
![채용과정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갑질이 여전하다.[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25/thescoop1/20240725094937953klei.jpg)
신체검사를 통해 직원을 뽑으면서 검사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거나 구직자에게 불합격 통보도 없이 재공고를 올린 기업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난 7월 2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채용절차법 지도ㆍ점검 결과'에 담긴 내용들이다. 구직자를 상대로 한 기업들의 갑질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이번 점검은 온라인 구인공고,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건설현장 등 629개소를 대상으로 지난 5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진행했다. 그 결과, 220개 사업장에서 341건의 '법 위반' 혹은 '개선 필요 사항'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내용에 따라 과태료(42건), 시정명령(30건), 개선권고(269건)를 처분했다.
주요 위반 사례를 보면 과태료 사안은 혼인 여부나 가족 학력ㆍ직업 정보 등 직무와 관련 없는 정보 요구(34건), 채용서류 반환 관련 내용 고지 의무 위반(8건) 등이었다. 실제로 A제약회사와 B의료재단은 채용 시 자사의 이력서 양식에 가족관계를 기재하도록 요구해 구직자의 혼인 여부 정보를 수집했다.
C의료재단은 병원 홈페이지에 구직자의 신체 조건과 직계존비속의 직업ㆍ직위 기재란이 있는 자사 이력서를 첨부해 채용공고를 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요구하거나 수집하는 건 모두 채용절차법 위반이다.
D체육회와 E신용협동조합은 채용공고문에 "제출된 서류는 일체 반환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채용서류의 반환청구권과 행사방법 등을 구직자에게 고지하지 않아 과태료를 물었다.
시정명령 사안은 구직자에게 채용심사비용 부담(21건), 채용탈락자들의 채용서류 파기 위반(7건), 채용서류 반환 위반(1건), 채용서류 반환비용 부담(1건) 등으로 나타났다.
사례를 보면 F직물도매업체는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 42명에게 채용신체검사 비용을 부담지웠다가 시정명령을 받아 환급했다. G실버타운과 H기계제조업체는 채용탈락자 수십명의 채용서류를 최대 보관기간인 180일을 경과한 후에도 파기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았다.
![구직자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심지어 채용을 위한 신체검사 비용을 부담지우기도 했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25/thescoop1/20240725094939228qtaa.jpg)

개선권고 사안은 이력서 등 표준양식 사용 위반(131건), 채용여부 고지 위반(45건), 채용일정 고지 위반(42건), 전자방식 접수 방법 위반(34건), 서류 제출제한 위반(17건) 등이 있었다.
사례를 보면 I 온라인게임업체는 채용과정에서 일정을 고지하지 않았다. J의료재단과 K건설업체는 최종 합격 여부를 합격자에게만 고지하고, 불합격자에게는 불합격 여부를 통보하지 않았다. L자동차부품제조업체는 서류심사를 합격한 구직자에게만 요구해야 할 자료들을 모든 구직자들에게 요구해 개선지도를 받았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민간취업포털 모니터링을 지속해 법 위반이 의심되는 사업장을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민간취업포털이 키워드 필터링 등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법 위반을 예방하도록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재 면접 결과를 의무적으로 통지하도록 돼 있지만 처벌조항이 없어 이번 점검에서는 개선권고만 45건 이뤄졌다"면서 "의무이행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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