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너네 포기 안 했잖아' 한화 팬 간절함 덕분? 페라자, 오승환 또 울렸다
'포기하지 마. 우리도 너네 포기 안 했잖아.'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경기. 한화는 1 대 2로 뒤진 채 8회말 공격을 맞이했다.
한화는 앞서 7회까지 상대 선발 시볼드 코너를 상대로 안타를 3개밖에 뽑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끌려갔다. 한화 선발 류현진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삼성은 8회 불펜을 가동했다. 선발 코너를 내리고 불펜 우완 황동재를 올렸다. 한화 타자들은 황동재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선두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고, 후속 김인환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2사 후 반전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김태연이 2루수 오른쪽을 뚫는 안타로 출루했고, 노시환 역시 중전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주장 채은성이 들어섰다. 1스트라이크 1볼에서 채은성은 황동재의 3구째 슬라이더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지만 결과는 헛스윙이었다.
이때 중계 화면에는 한화 팬의 스케치북이 비쳤다. '포기하지 마. 우리도 너네 포기 안 했잖아'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팬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된 걸까. 순식간에 경기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채은성은 거짓말같이 황동재의 6구째 슬라이더를 타격해 동점 적시타를 뽑아내 승부를 2 대 2 원점으로 돌렸다.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팬도 채은성의 적시타에 펄쩍 뛰며 환호했다.
기세가 오른 독수리 군단의 방망이는 9회에도 불을 뿜었다. 상대는 무려 한국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었다.
9회말 선두 타자 황영묵은 오승환의 2구째 낮은 포크볼을 퍼 올려 중견수 뒤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생산했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내달린 황영묵은 결국 3루까지 안착했다. 이어 최재훈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1, 3루 절호의 찬스를 만들었다.
희생 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 후속 장진혁이 친 타구가 삼성 2루수 안주형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이어 안주형은 1루수 류지혁에게 공을 던졌고, 류지혁은 1루 주자 최재훈을 태그한 뒤 베이스를 밟았다.
1루심은 해당 타구가 바운드 되지 않은 채 안주형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타자 장진혁에게만 아웃을 선언했다.
하지만 삼성 측 주장은 달랐다. 안주형이 바운드 된 타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일 경우 타자 주자 장진혁은 물론, 1루 주자 최재훈까지 아웃 판정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에 돌입했고, 삼성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곧장 한화 김경문 감독이 항의했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외려 김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항의로 퇴장을 당했다.
어수선한 상황이 정리되고 9회말 2사 3루 상황. 타석에는 페라자가 들어섰다. 페라자는 직전 경기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7연패를 끊는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날도 페라자가 오승환을 무너뜨렸다. 페라자는 오승환의 3구째 몸쪽 직구를 그대로 당겨쳐 우익수 왼쪽으로 향하는 끝내기 적시타를 뽑아내고 환호했다. 최종 결과는 3 대 2, 한화의 승리였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류현진도 이날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7이닝을 책임지며 삼진 5개를 잡아내고 2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총 96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고루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가 찍혔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한화는 25일 삼성과 주중 시리즈 3차전을 마무리한 뒤, 주말에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을 펼친다. 현재까지 한화는 40승 53패 2무로 9위를 기록 중이다. 가을 야구 진출권인 5위 kt 위즈와 승차는 6경기다.
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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